K패션 리더 간 커뮤니티 역할도
협업 통해 동대문 상권 부흥도 기대

“원조 패션 메카인 동대문에서 K패션 중흥기를 이끄는 게 목표입니다.”
이지혜 무신사스튜디오팀 파트장은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을 소개하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K패션 브랜드를 전방위로 지원하며 동대문의 아성을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13일 오전 10시 찾은 서울 동대문구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은 깔끔하고 넓은 공간에 사무실과 패션 특화 시설이 속속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총 4628㎡ 규모의 대형 패션 단지로 사무실, 재봉실, 워크룸, 패턴실, 패킹존 등 패션 산업 종사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인프라가 구축됐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2018년 무신사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다. 안다르, 산산기어, 글로니 등 손꼽히는 K패션 브랜드가 무신사 스튜디오를 통해 성장한 대표 사례다. 동대문종합시장점은 2023년 신당점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지점이다. 동대문종합시장 4층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동대문 상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한 원단 판매업주는 길을 묻는 기자에게 “여기도 4층 무신사 가는구먼, 사람들이 다 물어봐!”라며 귀찮은 내색 없이 활짝 웃어 보였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은 최근 동대문 상권의 뜨거운 감자다. 브랜드 육성 목적으로 기획된 스튜디오에 입주하려는 패션 산업 종사자들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주변 상인들과도 협업이 예상되면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지혜 파트장은 동대문종합시장점을 “옷 생산, 포장, 보관, 촬영, 전시 등 원스톱 동선으로 구성돼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업무를 보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지리적으로도 이점이 크다. 동대문종합시장은 1970년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출범해 50년 이상 한국 패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다. 원단, 의류부자재, 액세서리 등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이 파트장은 무신사 스튜디오의 가장 큰 강점으로 커뮤니티 역할을 꼽았다. 그는 “패션 특화 시설도 큰 장점이지만, 작은 브랜드들이 서로 고충을 나누고 협업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면이 크다”고 말했다. 여성 패션 브랜드인 호쿠스포쿠스와 쿠키시는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점에 입주해 작업을 하다가 네트워킹 프로그램에서 만나 가까워졌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다가 뜻을 모아 지난해 협업 팝업스토어까지 열었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종합시장점은 최소 1인실부터 최대 25인실까지 다양한 규모의 사무실을 조성했다. 실제 패션 디자인과 생산에 초점을 맞춘 입주사 전용 특화 공간을 갖춰 패션 브랜드 운영에 최적화됐다. 워크룸은 샘플 및 완제품을 검사할 수 있는 전용 검수대 15개를 갖췄다. 패킹존은 동시에 30명이 상품 포장·배송 등 물류 작업을 할 수 있다.
재봉실은 선스타(Sunstar) 브랜드의 200만 원 상당 최신 재봉틀 4대와 페가수스(PEGASUS) 브랜드의 150만 원 상당 오버록 1대, 판다리미 2개를 갖춰 소량 생산 작업을 병행할 수 있다. 사전에 원하는 시간을 예약해 이용 가능하다. 이 파트장은 “재봉틀이나 오버록 등은 가격대가 있어 직접 사는 것보다 필요할 때 예약해 이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튜디오 입주 기업의 평균 절감 금액은 월 500만 원 수준이다. 촬영 스튜디오, 회의실 등 이용뿐 아니라 전기·수도 등 각종 부대비가 월 사용료에 포함됐다. 이 파트장은 “무신사 스튜디오 입주로 한 달 기준 택배비 1400만 원, 미팅비 480만 원, 스튜디오 대여비 680만 원 등 절감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택배 서비스의 경우 무신사가 기업 간 거래(B2B) 계약을 통해 시중보다 단가를 낮췄다.
무신사 스튜디오 월 사용료는 지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동대문종합시장점은 1인실 75만 원 내외, 4인실 200만 원 초반 등으로 책정됐다. 보증금은 별도로, 동대문종합시장점은 오픈 프로모션을 진행해 빠르게 입주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무신사 스튜디오 입주율은 평균 75~8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