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영證, "원금 손실 구간 진입" 공지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인기 해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자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신영증권은 최근 테슬라 등을 담은 ELS가 손실구간(녹인배리어)에 진입했거나 진입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하나증권은 7일 ELS 16525회, 16556회, 16166회, 16106회, 16557회, 16004회 등 6개 상품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이다. 하나증권은 5일에도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16043회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신영증권도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하는 12213회, 12220회 ELS 상품이 원금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100%를 밑돌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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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증권도 한화스마트 ELS 9316호, 9308호, 9312호, 9318호 등도 리자드 배리어(기준가의 65%)에 진입했다고 알렸다. 아직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기준가의 40%까지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취지의 사전 안내다.
ELS는 특정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투자 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금과 미리 약속한 수익을 주는 파생 상품이다. 다만 기초자산이 미리 정해둔 한계를 벗어나 손실 구간, 즉 녹인배리어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을 잃게 된다.
최근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주가가 각각 반토막, 3분의 1토막 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의 원금손실 위험이 커진 것이다. 테슬라는 전날 230.58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18일 기준 장중 488.54달러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2.8% 급락한 수치다. 엔비디아의 전날 종가는 108.75달러로 고점(1월7일·153.13달러) 대비 29.0% 내려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위협으로 미국 증시가 조정 받은 영향이다. 특히 테슬라는 신차 판매 실적이 부진하면서 주가를 더 끌어내렸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서학개미(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인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테슬라(테슬라모터스 포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1143개로 발행액은 2조615억 원에 달한다. 전체 ELS 기초자산 가운데서도 다섯번째로 많다. 엔비디아를 토대로 발행된 ELS도 696개로 1조1048억 원이 넘는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고 만기가 아직 많이 남은 상품들도 있어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테슬라 ELS 상품 다수의 녹인 구간이 25~40%이라 지금보다 10~20%포인트는 더 떨어져야 위험권에 들어갈 수 있다"며 "아직은 만기가 남아있는 만큼 주가가 올라가서 조기상환 영역에 들어가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