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등 신규 플레이어 추가 가능성↑
설 곳 없는 지방은행, 합병 등 활로 찾아야

지방은행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거나 시중은행 전환 또는 지방은행 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 등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신청 이후 신규 플레이어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활로를 찾아 움직여야 한다는 제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혁준 나이스(NICE) 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본부장은 '지방은행의 미래' 칼럼을 통해 "지방은행은 디지털금융 확산과 지방경제 위축이라는 두 가지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디지털 금융의 확산으로 지방은행의 강점이 힘을 잃었다고 봤다. 그는 "지방은행은 그간 지역주민에게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접근성을 제공해 고객충성도와 이용도를 높게 유지했지만, 이제 은행 지점에 직접 가지 않고도 뱅킹 업무가 가능하게 됐다"며 "촘촘한 지점망을 기반으로 한 고객과의 밀착 영업이 강점이었던 지방은행에는 불리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지방경제 위축도 중소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경제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지역 중소기업과 오랜 관계를 기반으로 한 지방은행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약화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방은행이 0.6%로 시중은행(0.3%)의 2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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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꾸준히 은행업권의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것 역시 지방은행에는 걸림돌이다. 신규 플레이어로 2017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세 곳(케이·카카오·토스뱅크)이 차례대로 업계에 진입했고 2024년에는 지방은행이던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했다. 이달 말에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접수 일정이 예정돼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1개사에 추가로 인허가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불리한 환경 속에서 지방은행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면 먼저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고객 충성도를 지금보다 더 끌어올리고 관계형 금융과 비재무정보를 활용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구은행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방은행도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방법을 분석,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봤다. 앞서 지난해 5월 대구은행은 사업환경 저하에 대응해 돌파구를 찾고자 전국구 은행인 iM뱅크로 전환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다만, 대주주 지분율 제한 규제라는 넘어야 할 장벽이 크다"며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거나 은행법이 개정돼야 한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상당한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본부장은 '지방은행 간 합병'도 생존법 중 하나로 꼽았다. 앞서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이 합병을 통해 대형화하면서 시장지위와 경쟁력이 개선된 것과 같은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디지털금융 확산, 지방경제 위축이라는 거대한 환경변화를 생각하면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며 "궁극적으로는 지방금융그룹 간 합병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