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산만하게 행동할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인 것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산만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ADHD로 볼 수 없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을 핵심 증상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7만1362명이었던 ADHD 환자는 2023년 19만6658명까지 증가했다. 주로 5~19세 소아·청소년 환자가 절반을 넘는 수준을 보이고 나이가 들수록 환자 수는 감소한다.
ADHD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아동청소년에서 약 5%, 성인에서는 약 2.5%로 추정된다. ADHD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건 단순히 발병률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ADHD에 대한 인식과 진단 기준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3년부터 ADHD가 신경발달장애의 하나로 성인기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개념이 자리잡았고,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꾸준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도 인식 변화에 기여했다.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다. 주의력 결핍은 실수가 잦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거나 집중을 유지하지 못하는 형태로 발현된다. 만약 아이의 지능이 높은 경우 빠르게 과제를 해결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오히려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거나 조용히 놀지 못하는 과잉행동, 순서를 잘 지키지 못하거나 불쑥 대답하는 충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3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날 수도 있고, 한두 가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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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의 원인은 신경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나이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소아 ADHD의 경우 과잉행동이 눈에 띄지만, 성인 ADHD는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보다는 안절부절못하는 내면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성인 ADHD는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성격 문제로 오해받기 쉽다.
ADHD는 단일 도구로 진단하지 않는다. 진단 기준에 따른 증상 목록이 존재하지만 나이와 환경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홍민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컴퓨터 주의력 검사, 지능검사 등 진단 도구부터 검사 상황과 진료 현장에서 아이의 태도, 부모 면담, 어린이집, 학교 선생님의 의견 청취까지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공존 질환이 있을 경우 ADH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ADHD의 치료법은 다양하다.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심리교육, 부모 및 교사 훈련, 인지행동치료 등이 있으며 나이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단독 치료 또는 병행 치료가 이뤄진다.
홍 교수는 ADHD를 의지의 문제로 인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신경발달장애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홍 교수는 “어릴 때만 나타나는 병이라는 생각도 잘못된 인식이다. 성인 ADHD 역시 일상생활과 직장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DHD 약물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약물로, 적절한 처방과 관리하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