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협상 카드 작아져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는 휴전이 급하지 않은 모양새다. 격전지인 쿠르스크에서 유리해졌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지역 주요 인구 중심지인 수자 마을을 완전히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수자 마을은 작년 여름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러시아 영토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일대를 점령하고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 했지만, 얼마 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종 지원을 일시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가 그 틈을 타 쿠르스크 탈환에 나서 현재 지역 상당 부분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전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페이스북에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 공격을 5차례 격퇴했고 9건의 공격이 아직 진행 중”이라며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압박이 커졌지만, 우린 적절하고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쿠르스크에서 방어를 유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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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아직 수자 마을에서의 후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확정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러시아 영토는 자그만 수준에 그치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의 본격적인 휴전 협상에 앞서 한층 여유로워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휴전 제안은) 아이디어 자체가 올바르고 우린 분명히 그걸 지지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고 미국이나 동맹들과 그것에 대해 논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 말에는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고 답했다.
CNN은 “러시아군이 수자 마을을 탈환하면 큰 상징적 승리가 될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가진 유일한 영토 협상 카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