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5개 지역의 ‘리그 오브 레전드’(롤) 킥오프 대회(정규 시즌 전 대회) 우승팀이 출전해 대결을 펼치는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가 10일부터 서울 종로구에 있는 롤파크에서 진행 중입니다.
퍼스트 스탠드는 롤 주관사 라이엇 게임즈에서 올해부터 새롭게 개편한 리그 진행 방식에 따라 진행된 각 지역의 킥오프 대회 우승팀들이 출전하는 국제 대회로 올해 처음 개최됐어요.
어떤 스포츠든 처음 시작된 대회들은 대체로 기존 대회들보다 중요도 면에서 평가절하당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대회 역시 매년 말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물론 시즌 중반 열리는 국제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대비 중요도가 높지 않다는 시선이 상당했습니다.
이에 라이엇 게임즈는 이 대회의 중요성을 높이기 위해 총상금 100만 달러를 책정했죠. 이는 225만 달러 이상이 책정된 롤드컵보다는 적지만 총상금이 25만 달러에 불과한 MSI와 비교하면 4배 많은 액수입니다. 또한, 우승팀 배출 지역에는 MSI 본선 직행권도 특전으로 제공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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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점은 강팀으로 분류되는 프로팀들이라면 대체로 매 시즌 목표로 하는 ‘그랜드슬램’(한 시즌 동안 모든 메이저 대회 석권)의 조건에 이 대회 우승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입니다. 팀의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냥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대회가 된 이유죠.
14일까지 진행되는 예선에서 1팀이 탈락하고, 15일에는 준결승전, 16일엔 결승전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어떤 팀이 우승할지가 팬들의 관심사일 텐데요. 그렇다면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한국 팀 중에서 퍼스트 스탠드 출전팀을 가리는 대회였던 ‘LCK컵’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 ‘T1’, 강호 ‘젠지’ 등을 모조리 꺾고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새롭게 영입한 T1 출신 제우스는 MVP급 활약으로 지난 3년간 전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가 자신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죠.
LCK컵 초반 선수들의 합 문제와 새 시즌 업데이트 적응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합이 점점 좋아지고, 게임 메타에 적응하며 현재로써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어요.
한화생명은 이미 예선 3전 3승에 성공하며 1경기를 남기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제우스는 물론 주전 선수진 구성도 탄탄한 만큼 토너먼트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요.

중국 대표로 나선 탑e스포츠(TES)는 아직까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선 첫 경기에서 한화생명에게 패배를 당했고, 2번째 경기에선 승리했지만, 13일 진행됐던 3번째 경기에서 약체로 꼽히던 유럽 대표 카르민 코프(KC)에게 충격 패하며 1승 2패의 성적을 거두는 중이에요.
하지만 어차피 결승은 한중전이 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중국팀은 언제나 국제대회에서 한국팀의 우승에 도전하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죠. 지난 5번의 롤드컵 결승은 한 번의 한국팀 내전을 제외하면 4번이 한중전으로 치러졌습니다.
이번 대회 예선은 5팀 중 1팀만이 탈락하고 나머지 4팀이 준결승 토너먼트로 진출하는 방식이에요. 4번째 예선 경기에서 승리하면 토너먼트 진출은 무난할 전망입니다. TES는 토너먼트 전까지 폼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정글러 ‘카나비’와 탑 라이너 ‘369’가 얼마나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는지 여부가 이 팀의 대회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입니다.

롤드컵과 MSI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롤 국제 대회 최초로 ‘피어리스 드래프트 제도’가 적용돼요.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다전제 경기에서 이전 세트에 선택한 챔피언을 다음 세트부터는 고를 수 없는 규칙입니다. 상대편이 사용했던 챔피언이라도 같은 규칙이 적용돼요.
5판 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결승전부터는 최대 40개의 챔피언을 선택할 수 없어 전략 고착화가 해소돼 시청자들은 다양한 챔피언 조합을 볼 수 있죠. LCK컵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됐던 방식이고, 당시에도 팬들 사이에선 이 제도 도입에 대한 호평이 압도적이었어요.
다만 챔피언 사용 폭이 좁은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소수의 챔피언을 극한으로 잘 사용해 ‘장인’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선수들이 이 제도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거죠.
이번 대회엔 한국의 한화생명, 중국의 TES 외에 아메리카 리그(LTA)의 ‘팀 리퀴드’, 유럽·중동·아프리카 통합 리그(LEC)의 ‘카르민 코프’, 아시아·태평양 리그(LCP)의 ‘CTBC 플라잉 오이스터’ 등이 출전하는데요. 경기 중계는 트위치,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됩니다.
여러분이 점치는 퍼스트 스탠드의 초대 우승팀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