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켜줄 주인님은 어디에?…또 봉인된 싸이월드 [해시태그]

입력 2025-03-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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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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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일기장은 추억 속에 남겨두어야 하는 걸까요?

싸이월드가 또 주인을 찾습니다. 부활을 예고했지만, 부활 대신 ‘새 주인’을 찾는 과정만 반복 중이죠.

올해 하반기 서비스 예정이었던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시조 싸이월드가 또다시 멈춰 섰습니다. 자금 조달 문제 때문었는데요.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11일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의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소니드는 최근 보유 지분 40%와 싸이월드 사업권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 회사로 싸이월드 인수를 위해 지난해 9월 초에 설립됐습니다. 같은 해 11월 기존 싸이월드 소유 법인인 싸이월드제트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한 후 복구 작업 등을 진행하며 올해 하반기 서비스 재개를 광고했는데요. 그러나 소니드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사업 지속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이죠.

소니드의 자금 사정은 올해 초부터 불안했는데요. 부동산 담보 대출을 늘리며 자금 확보에 나서야 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했고, 최근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 싸이월드는 부활 아닌 다시 일시 정지 상태가 됐는데요. 1월부터 서버 호스팅 비용을 지급하지 못해 서버가 오프라인으로 전환됐고, 직원들은 무급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결국, 다시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실상 연내 서비스 재개는 물 건너갔습니다.

1999년 카이스트 학생들이 설립하여 클럽 서비스로 시작한 싸이월드는 2001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되며 급성장했는데요. 그 시절 싸이월드의 인기와 관심도는 요즘 인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비할 바가 아니었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사용자들이 사진, 글, 음악 등을 공유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는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냈는데요.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 오로지 PC로만 접속할 수 있었지만, 학창시절 쉬는 시간마다 교실 컴퓨터는 서로 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접속하려는 학생들로 줄을 섰죠. 지금으로 치면 인플루언서로 불릴 수 있는 얼짱들의 미니홈피를 파도 타고 탐험하는 것도 일상이었습니다. SNS 인기 코디. 인기 제품은 이미 이때부터 시작이었던 거죠. 인스타 피드를 예쁘게 꾸미듯이 자신만의 특색있는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해 ‘현질(유료아이템을 현금으로 사는 것)’도 마다치 않았는데요. 미니홈피 속 현금, ‘도토리’는 선물로도 인기였습니다.

2000년대 미니홈피의 화려한 그때 그 시절은 그야말로 화려했는데요. 32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했죠. 이는 당시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실제 활동자 수도 어마어마했습니다. 당시 싸이월드는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 70%에 달하는 하루 평균 1500만 명의 방문자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도토리 매출액도 상당했습니다. 2005년에는 도토리 판매로 연간 80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하루 최대 1억 원 이상의 판매 수익을 기록했죠. 이어 2008년에는 하루 평균 약 3억 원어치가 판매됐고, 연매출은 약 1000억 원에 달했는데요. 그야말로 대박 아이템이 아닐 수 없죠.

그러나 이 영광도 영원하진 않았는데요. 2014년 경영난으로 종업원 인수 방식으로 분리된 후 2016년 프리챌 창업주 전제와 대표가 인수했죠. 그러나 전 대표가 인수한 이후 싸이월드는 지속적인 경영난에 시달려왔는데요. 직원들의 임금체납 문제가 불거졌고, 퇴사한 직원들의 고소가 이어졌고요. 2019년 10월부터는 홈페이지 접속 불가 상태가 이어지며 서비스 중단에 대한 논란이 커졌습니다. 결국, 2021년 직원들 임금 체불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IT 기업이 참여한 싸이월드제트(싸이월드Z) 컨소시엄에 서비스양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2022년 4월 마침내 완전하진 않지만, 서비스 재개가 이뤄졌는데요. 싸이월드가 다시 열리자 추억 속 여행에 나선 사용자가 속출했습니다. ‘흑역사 발굴’에 열을 올린 이용자들 덕에 하루 이용자가 75만 명을 기록하는 등 다시 새바람을 불러왔죠. 그러나 시스템 불안정과 데이터 복구 지연으로 이용자가 감소했고 2023년 8월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이후 앞서 설명했던 소니드가 2023년 싸이월드제트를 인수한 뒤 2024년 11월 소니드 자회사 싸이컴즈가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신을 인수해 서비스 재개를 발표했는데요. 2025년 상반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계획이었지만, 자금난으로 새 주인을 찾는 상황에 닥친 겁니다.

사실 싸이월드는 급변하는 SNS 환경에서 ‘실패’를 겪은 아이템인데요. PC 기반 서비스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으로의 전환이 늦어졌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가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하는 동안 이를 뒤 따라가지 못한 거죠. 글로벌 SNS는 더 다양한 기능과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늘린 반면, 싸이월드의 폐쇄적인 네트워크는 오히려 새로운 사용자 유입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또 도토리 등 지나치게 상업화된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용자 데이터 복구 지연, 서버 문제, 보안 문제 등으로 신뢰가 하락했고, 이는 사용자 이탈로 이어졌죠.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오로지 ‘향수’에만 의지해서는 진정한 부활을 꿈꿀 수 없는데요. 현대적인 사용자 경함, 모바일 최적화, 또 글로벌 서비스와 비교될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비록 매각하게 됐지만, 싸이컴즈 또한 ‘좁고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새로운 SNS로 변화를 모색했었죠.

물론 이 모든 고민도 일단 ‘새 주인’을 찾고 나서의 문제죠. 싸이월드를 ‘진짜’ 부활시켜줄 주인님, 이제는 나타나 줄까요? 5번째 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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