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서울 주택을 보유했다가 단기간 내 매도한 ‘단타 매매’ 비중이 부쩍 늘고 있다. 주택을 사들인 지 3년 미만인 경우는 물론,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초단타’ 매도세도 동반 상승했다. 서울과 달리 전국 기준으로는 부동산 단타 매매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도인 보유 기간별 현황’ 통계 분석 결과 올해 2월 기준 서울 집합건물 매도 중 보유 기간 ‘3년 이하’ 거래량 비중은 9.4%로 1월 8.3% 대비 1.1%포인트(p) 증가했다. 2월 기준 서울 집합건물 매매 신청 매도 건수는 7803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730건이 보유 기간 3년 이하로 집계됐다. 1월에는 5510건 중 459건 수준이었다.
보유 기간 ‘1년 이하’의 초단타 매매 비중도 2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 이 비중은 서울 기준으로 2월 2.7%로 집계돼 1월 1.9% 대비 0.8%p 증가했다. 보유 기간 1년 이하 초단타 매매 비중이 2%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2.1%를 기록한 뒤 5개월 만이다.
이렇듯 올해 서울의 집합건물 단기 매도 비중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p 이상 크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보유 기간 3년 이하의 거래량 비중은 각각 7.0%와 7.4%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주택 단기 매도 비중이 급감한 것은 정부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당시 서울 집값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고 거래량마저 급감하자 부동산 투자자들이 관망세에 접어들고 실수요자만 시장 거래에 뛰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증가했다. 여기에 서울 강남 지역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에 따른 강남발(發) 집값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지난해 시장에 진입했던 매수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등 투자자의 손바뀜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과 달리 2월 전국 기준 주택 단기 매도 비중은 평년 수준을 지속했다. 통계 분석 결과 2월 전국 기준 집합건물 보유 기간 3년 이하 매도 비중은 13.8%로 지난해 10월 13.3%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13%대에 머무르는 등 제자리걸음 중이다. 서울은 거래량이 늘고,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는 것과 다르게 지방의 주택가격 내림세가 여전하고 거래량 회복세도 더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보합(0.0%)을 기록했고 지방은 전주 대비 낙폭을 키워 0.05% 하락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라 2월 이후 강세를 지속 중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주택 매매시장에서 단기 보유 후 매도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그만큼 집값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근 1~2년 동안 집값 변동성이 큰 시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단기간 매수 후 매도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핵심지 이외 지역에서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시장에서 긴밀하게 사고, 파는 식의 대응이 늘어났다”며 “이를 투기로 보기엔 어렵지만, 앞으로 서울 집값의 변동 폭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