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의대생 살인 사건은 정말로 충동적으로 벌어진 범행이었을까.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해 큰 충격을 안긴 ‘강남 의대생 살인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5월 6일 강남역 인근 고층 건물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찔린 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24살의 정지수(가명)씨. 가해자는 남자친구 최영민(가명)이였다.
특히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은 최영민이 수능 만점자에 의대 학생이라는 점이었다. 엘리트 코스를 밟던 최영민은 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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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만남은 2023년 4월 최영민의 연락으로 시작됐다. 중학교 시절 1, 2등을 다투었던 두 사람은 그렇게 다시 만나 연인이 됐고, 교제 53일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 당시 증인은 최영민의 부모였다.
하지만 정지수의 부모는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영민과 전화 통화를 하던 정지수는 결국 자해 시도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자해 수술은 24시간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 하는데, 최영민은 부모의 부탁에도 수업을 핑계로 나타나지 않았다.
홀로 수술을 받은 정지수는 혼인신고 무효 소송에 동의하며 최영민과의 이별을 준비했다. 하지만 당시 연락을 끊고 잠수 이별했던 최영민은 일주일 뒤 다시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고, 그와 연락한 정지수는 이틀 만에 짐을 싸 가출했다.
모텔 사장은 정지수에 대해 “젊은 여자 혼자 오는 경우는 드물어서 기억한다. 남자애는 가끔만 와서 잘 모르겠다”라며 “딸 같아서 뭐하러 왔냐고 물었더니 남자친구가 방을 알아보고 있고 자기도 일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더라. 남자친구는 잠깐 와서 먹을 걸 주고 가는 정도였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하지만 최영민은 진술을 통해 집을 나온 정지수와 파탄 분위기가 생기면서 결국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지수가 집으로 돌아갈 경우 혼인 무효 소송이 진행돼 자신의 인생이 망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
하지만 정지수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정지수는 한 번도 최영민에게 이별의 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인 무효 소송에 대해 미뤄두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집에 가면 전화번호를 바꿔야 할 텐데 몰래 알려주겠다’ 등의 말을 했다.
최영민은 시종일관 충동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의 범행이 상당히 계획적이라고 봤다. 충동적으로 벌어진 살인이라면 그 감정이 생겼던 모텔 방에서 벌어지는 것이 맞다고 봤다.
하지만 최영민은 흉기를 사 가방에 넣고 음식을 사 모텔로 향한 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정지수와 함께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또한 가는 버스 안에서도 범행 방법에 대해 검색했다.
전문가는 “함께 죽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동반 자살을 하려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발견된 피해자는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모순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영민은 범행 전 프로필 사진을 정지수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변경했다. 이럴 경우 신상공개를 하면 피해자와 유족의 정보까지 드러날 수 있어 결국 신상공개를 포기해야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영민이 피해자의 아버지가 무서웠고, 그가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해 자신을 의대에서 제명시킬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에 “어린아이 같은 변명을 한다. 지능적인 전술처럼 보인다. 세상 물정 모르고 공부만 하는 것과 이기적인 것은 굉장히 다르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