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외환보유액 편입' 첫 입장 낸 한은…"검토도 안해"

입력 2025-03-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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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 변동성에 거래비용 확대 우려"

(오픈AI 달리)
(오픈AI 달리)

한국은행이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에 첫 입장을 냈다. 검토도 안 한다는 방침으로 확실하게 선을 긋는 모양새다. 비트코인은 높은 가격 변동성에 거래비용 확대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기로 한 데 이어 국내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지만, 정작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한은이 난색을 보인 것이다.

한은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은이 비트코인 비축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이 비트코인 외환보유액 편입에 부정적인 이유는 먼저 높은 가격 변동성이다.

1비트코인 가격은 1월 1억60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억1000만 원대로 추락하는 등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미래에 10억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반대편에서는 어느 순간 0원이 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가 엇갈리기도 한다.

이에 한은은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보유액 산정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필요할 때 즉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유동성과 시장성을 갖추고 △태환성이 있는 통화로 표시되며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적격 투자 등급 이상이어야 한다는 게 IMF 기준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이런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이런 이유를 들어 “현재까지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에 관해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가 없다”고 회신했다. 이어 “체코, 브라질 등 일부 국가가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 중앙은행, 일본 정부 등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차 의원 역시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차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비트코인 전략 자산 지정은 따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게 아니라 범죄 수익 등으로 몰수된 비트코인을 비축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같은 이유로 보유한 비트코인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외환보유액에 편입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선 공약대로 비트코인의 전략 비축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민·형사 몰수 절차의 일환으로 압수된 연방 정부 소유 비트코인을 비축 대상으로 하고, 당장 추가 매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연 정책 세미나에서 우리도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액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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