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면피성 사재 출연?…홈플러스 “계속사업해 재무구조 개선”[사모펀드의 늪]

입력 2025-03-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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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노조 등 회의적 반응 분출...구체적 액수, 방식 안밝혀 의구심
업계, 최소 1조원 이상 자금 수혈 기대...홈플러스, 상거래채권 우선 변제 중
홈플러스 “유동화증권도 전액 변제” 강조...“정상영업으로 마트사업 계속”

▲홈플러스 매장 앞 MBK 규탄 현수막. (사진제공=연합뉴스)
▲홈플러스 매장 앞 MBK 규탄 현수막. (사진제공=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사재 출연의 구체적인 액수나 방식은 밝히지 않아 홈플러스 노조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홈플러스는 창립 기념 할인 행사(앵콜 홈플런)로 현금 확보에 매진하는 가운데, 이후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한 자구책에도 시선이 쏠린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 노조)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은 근본적인 책임에 대한 회피에 불과하며 여론과 정치권 압박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규탄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입장문에서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가 심각해지고 국회의 출석 요구, 국세청 세무조사, 노동조합의 반발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자 마지못해 사재 출연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18일 홈플러스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통업계에서도 김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시선이 엇갈린다. 면피성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를 위해선 최소 1조 원 이상의 자금 수혈이 필요한데, 실제 사재 출연은 최소 3000억 원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비관론이 나온다.

특히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준비하는 와중에 채권을 발행, 일반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넘겼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사모펀드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거세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 법정관리 개시 전날인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카드대금 기반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 잔액은 5949억 원이다. 이 중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075억 원(676건)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는 이와 관련 "증권사에 의해 발행된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지만 그 변제에 대한 최종 책임은 당사에 있다"며 "해당 채권들이 전액 변제되는 것을 목표로 해 관련 증권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따라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더불어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매입채무유동화를 포함한 채권 상환이 일시 유예됨에 따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채권 회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더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피하지 않고 각 채권자들과 가능한 변제 방안에 대해 최대한 성실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운영을 위한 납품대금 등 상거래 채권 중심으로 지급하는 것에 우선 주력하고 있다. 납품을 중단한 일부 식품사들도 대부분 거래를 재개한 상태다.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는 17일 오전 기준 모두 3510억 원”이라며 “이번 주 내 모든 주요 협력사들과 납품 관련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품 공급은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마트 사업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도 견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법원으로부터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결정을 취득했는데, 이는 정상영업을 계속하면서 회생절차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오프라인과 함께 매년 두 자릿수 성장하는 온라인까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제공=MBK파트너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제공=M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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