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기능성 운동복과 스타일을 갖춘 골프복이 대세지만, 과거에는 각진 정장을 입고 필드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상의는 재킷과 조끼, 셔츠에 넥타이까지 갖추고, 하의는 무릎까지 오는 바지에 긴 양말을 신는 것이 골프 복장의 기본이었죠. 여성들도 긴 치마와 블라우스를 입고 골프를 쳤기 때문에, 지금의 편한 복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골프복도 점점 더 기능성과 실용성을 갖춘 운동복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골프복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처럼 변화한 걸까요? 시대별 골프복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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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원래 귀족들의 스포츠였기 때문에 골프복 역시 격식을 갖춘 정장 스타일이었습니다.
골프가 15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됐을 때 선수들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스포츠웨어가 아닌 전형적인 신사복을 입었습니다. 특히 남성들은 트위드 재킷, 조끼, 셔츠, 넥타이, 무릎까지 오는 바지(니커보커)를 착용했고, 여성들은 긴 치마와 블라우스에 모자까지 갖춘 복장이었죠.
또한, 방한을 위해 울 소재가 많이 사용됐고, 골프화 개념이 없어 일반 가족 구두를 신었는데요. 이렇듯 당시 골프는 주로 귀족들이 즐겼던 스포츠였기 때문에 품격과 예의를 중요시하는 복장이 요구됐죠. 하지만 이러한 복장은 활동성이 떨어졌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불편한 옷차림이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골프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좀 더 편한 옷차림이 필요했던 거죠. 그런데도 남성들은 여전히 재킷과 조끼를 착용했고, 무릎까지 오는 양말과 체크무늬 바지가 유행했습니다. 이때 페도라(Fedora) 모자 대신 골프 모자가 등장했는데요. 다만 여성들은 긴 치마에 불편을 느끼고 활동성을 고려해 치마 길이를 짧게 줄이기 시작했죠.
이때 신발에 처음으로 스파이크가 부착되기 시작했는데요. 귀족적인 요소는 남아 있지만, 점점 스포츠웨어에 가까운 변화가 시작되기 시작합니다.

1940년부터 1960년대에는 골프 패션이 본격적으로 기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합니다. 주요 변화들을 보면 울 소재에서 면(코튼)과 폴로 셔츠 등장합니다. 특히 여름철 더위를 고려해 긴 팔 셔츠 대신 반소매 셔츠가 유행하기도 하죠. 여성들은 점점 더 짧아진 스커트와 반팔 블라우스를 착용합니다.
그러면서 기존 가죽 구두에서 좀 더 가벼운 골프화가 개발됐고, 이 시기에 현대적인 골프복의 기초가 만들어지면서 운동성을 고려한 패션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맞이합니다.
197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기능성 소재와 골프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합니다.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 가벼운 합성 소재가 등장해 땀을 잘 흡수하고 건조 속도가 빠른 옷들이 대세였죠. 컬러풀한 골프복과 함께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스포츠 브랜드가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합니다.
모자와 벨트 등 액세서리 스타일링 역시 중요해지면서 골프복이 기능성과 패션을 동시에 고려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죠.

21세기 들어 골프웨어는 더욱 스타일리시하면서도 고성능의 스포츠웨어로 발전합니다. 흡습·속건 기능 강화된 하이테크 소재 사용되고 타이거 우즈, 로리 맥길로이, 리디아 고 등 유명 선수들의 개성 있는 골프웨어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죠. 골프 브랜드뿐만 아니라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같은 명품 브랜드도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드는 시기입니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애슬레저 스타일’(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이 인기를 끌었죠. 이때가 골프웨어가 더 이상 '운동복'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도 자리 잡는 시기입니다.
골프웨어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웨어가 아니라, 하이테크 의류와 패션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골프웨어는 스마트웨어를 비롯해 친환경 등 시대에 맞는 옷으로 계속 진화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변화할지 골프웨어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