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신청 회생 직전 단기채 집중 발행…사기 의혹 확산

입력 2025-03-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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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3-17 18:07)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ABSTB 월 발행액 2년새 최고
820억 발행 후 일주일만에 회생
의도적으로 늘렸을땐 위법 소지
금감원선 사전 인지 여부 조사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홈플러스가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의 단기 차입금을 회생신청 직전 집중적으로 조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용등급 강등을 인지하고도 회생신청 준비 중 단기채권 발행을 의도적으로 늘렸다면 추후 법적 처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신영증권의 2023∼2025년 월별 홈플러스 ABSTB·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 현황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만 1518억 원의 ABSTB를 발행했다. 월 발행액으로는 최근 2년 새 가장 많은 물량이다. CP와 단기사채 등을 포함하면 2월에 1808억 원의 단기차입을 했다. 1월에도 1828억 원어치를 단기로 빌렸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ABSTB 발행을 단독 주관해 투자자와 다른 증권사에 판매했다. CP와 단기사채의 경우 BNK투자증권, 한양증권, DS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도 나눠 주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연말부터 ABSTB 등의 발행을 확대한 것과 관련해 사전에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인지하고 회생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기 차입을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생 신청에 들어가면 상환이 유예되고 ABSTB 등의 단기채권이 금융채권으로 분류될 경우 채무조정도 받을 수 있어 의도적으로 차입금을 늘렸다는 지적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820억 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했다. 홈플러스는 같은날 오후 4시경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같다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홈플러스는 등급 하락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다음 날인 26일 오전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루 뒤인 27일, 신용평가사는 홈플러스 측에 신용등급 하락을 최종 전달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뒤 이달 4일 기습적으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금융감독원은 신영증권을 비롯해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를 상대로 신용등급 강등의 사전 인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사태와 별개로 MBK 투자 활동 전체에 대해 검사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준비하면서도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법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동양그룹과 LIG그룹이 부정거래로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에 대한 해명 자료에서 "성수기인 연말(12월), 연초(1~3월) 그리고 휴가 시즌(8~9월)에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이 기간에 매입대금도 늘어나 매입채무유동화 금액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고 해명했다. 회생절차 신청 직전인 지난해 12월, 올해 1월과 2월은 성수기에 해당돼, 비성수기인 전년 11월 대비 ABSTB 발행액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같은 성수기인 지난해 1~3월 그리고 8~9월과 비교하면 일각에서 문제로 지적하는 기간 동안의 ABSTB 발행액이 예년에 비해 크게 많이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김병주 회장이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홈플러스는 매입채무 유동화 관련 채권은 법정관리를 통해 전액 변제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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