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급'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5월 결판…조건부 승인에 무게

입력 2025-03-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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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5월 중 결론 내릴 듯…"관련 규정ㆍ절차에 따라 심사"
업계, '조건부 승인' 가능성 점쳐…잇단 보험사 M&A 무산 부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가 확정됐다. 기존보다 내려간 '3등급'이다.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여부의 공은 이제 금융위원회로 넘어갔다. 금융위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조건부 승인’ 가능성은 커진다.

문제는 금융위가 내걸 추가 조건이다. 은행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우리금융의 승부수가 통할지, 인수전의 막판 변수가 될지 5월 금융위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단계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내리기로 하고 금융위와 구두 협의를 마쳤다.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은 내부통제를 다루는 리스크관리 부문과 자회사관리를 다루는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점수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등급 하향 배경에는 우리은행의 대규모 금융사고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 원 규모의 불법대출을 포함해 2000억 원대의 부당 대출 및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보고·수습 등 과정에서 내부통제 미흡이 드러났다.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이 소유한 동양·ABL생명을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등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중순부터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이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일단 자회사 편입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등급은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에 이번 평가등급 강등이 보험사 인수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등급 기준 미달에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의 보완 조치를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자회사 편입은 가능하다. 앞서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경평 등급이 3등급이었던 지난 2004년에도 LG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2014년 전산 교체 관련 내분 사태로 감독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KB금융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승인받았다. 당시 KB금융은 내분 사태와 연관된 사외이사들의 전원 사퇴와 지배구조 개선안 제출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금융위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았다. 우리금융 역시 건전성 및 내부통제 강화 등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가 불발된 것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까지 무산될 경우 보험업권의 잠재 매물 2곳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더해 거래금액만 1조5493억 원에 달하는 빅딜을, 외국계 기업과의 거래를 금융위가 불허하는 것이 외교적인 부담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게다가 중국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에 대한 동양·ABL생명 매각 승인을 마친 상황이다.

금융위는 오는 5월 정례회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의결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는)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면서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물론 여러 평가 항목을 충분히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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