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좀비기업 퇴출 속도…상장 문턱도 높아졌다

입력 2025-03-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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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3-17 18:4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올해 상폐 결정한 곳 13개사
상장예심 철회도 전년比 2배↑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12일 오후 2년 5개월간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2022.10.1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12일 오후 2년 5개월간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2022.10.12. kgb@newsis.com

최근 금융당국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상장폐지 제도를 개선하면서 한계기업 퇴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다 철회하는 기업이 늘면서 전체적인 증시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들어 상장폐지가 결정된 상장회사(스팩·상장지수펀드 제외)는 총 13개사다.

회사별로 보면 △세원이앤씨 △셀리버리 △LB루셈 △이아디이 △이트론 △이화전기 △쌍방울 △광림 △퀀타피아 △애닉 △이큐셀 △대유 △조광ILI 등이다.

이중 이아디이, 세원이앤씨, 셀리버리, 쌍방울 등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쌍방울은 2023년 7월 김성태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나면서 거래가 정지됐고, 거래소는 같은 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쌍방울의 이의신청으로 지난해 12월까지 1년간 개선기간을 부여했지만, 결국 거래소는 지난달 쌍방울과 그의 대주주인 광림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도 김영준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 정지와 재개를 반복하다 지난달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남부지법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결과는 달라지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법원이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은 2022년 코스닥 상장사 감마누 한 곳에 그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입김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진들은 주주들의 권리를 위해 상폐를 막기위해 최대한 많은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실제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가처분 신청 기업도 거의 상폐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문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한 기업은 1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5개사)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주식시장 입성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상장 신청(증권신고서 제출)을 한다. 다만 이 와중에 예심 통과가 안 될 것이라고 판단되면 스스로 예비심사를 철회하기도 한다.

최근 상장폐지가 활발해지고 상장 문턱이 높아진 것은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를 개선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1월 기업공개(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상장폐지 절차를 효율화해 한계기업을 빠르게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시가총액 요건을 현행 50억 원에서 500억 원까지 높이고, 실질 심사기간도 2년으로 축소했다. 코스닥시장은 시총 요건을 4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실질 심사기간은 18개월로 줄였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증가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 유인을 저해하고 증시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상장폐지 요건 강화 방안은 한계기업의 시장 퇴출을 촉진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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