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칼럼] 사회적 면역체계 회복 시급하다

입력 2025-03-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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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X재단 이사장

기후위기로 지구적 위협맞은 인류
기후행동 확산해 방어력 강화하고
기업도 디지털·그린 경영 추구해야

인간의 몸에는 외부의 병원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면역체계가 존재한다. 이 면역체계가 외부 위협을 감지하고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게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위협이나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면역체계’가 있어야 한다.

이는 공동체의 미래비전과 가치관의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집단적 방어 및 회복 메커니즘으로서, 내·외부의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고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적인 구조와 과정을 포함한다.

지금까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기후 문제가 전 지구적 위협이 되고 있고, 인공지능 등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가져오는 불확실성 또한 이러한 상황을 부채질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편향된 정보와 극단적 주장에 더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은 그 파장이 매우 크다. 그 중에서 피지컬 AI는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으로, 인간보다 뛰어난 기계를 양산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기계가 군사 분야에서는 첨단 무기 시스템으로, 일상에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겠지만, 이러한 기술이 적절한 윤리적 가이드라인 없이 발전한다면,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보다 일자리 위협, 정보 왜곡, 사회 안전 문제 등 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적 양극화는 사회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 분열을 복원하기 위해서 사회적 면역력의 확충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비전 정립과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을 단기간 내에 이루고자 한다면 기후행동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텀블러를 사용하는 작은 실천도 지구적 관점과 지속가능한 삶,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인식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다시 말해 기후행동은 적어도 새로운 가치관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행동을 강화해서 사회적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개인들의 기후행동 확산은 새로운 미래의 백신이 되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대중교통 이용, 육류 소비 줄이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 에너지 절약 등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통해 환경 의식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공유경제 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카셰어링, 공구 도서관, 지역 농산물 직거래, 지역화폐 등을 통해 경제 활동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이윤 추구만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친환경 기술 개발과 공정한 노동 환경 조성에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부나 정치권도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촉진하는 정책과 규제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무한 성장과 양적 소비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가치소비, 의미소비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 경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동시에 추구하며, 사회 전환을 이루어내야 한다.

팬데믹 시기에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착용했듯이, 작은 실천을 통해 대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기후위기, 기술 혁신 등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 위기에 맞서 모두가 함께 새로운 변화에 나서야 한다. 빠른 시간 안에 이와 같은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한 대립의 주장들이 결코 미래를 위한 비전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하고, 지금 당장 작은 실천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의 면역력을 회복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미래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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