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17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미국의 2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긴 했지만, 회복세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2거래일 연속 저가매수가 유입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3.44포인트(0.85%) 오른 4만1841.63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6.18포인트(0.64%) 뛴 5675.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4.58포인트(0.31%) 상승한 1만7808.6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주간 기준으로 2%대 가파른 낙폭을 기록했던 뉴욕증시에는 14일에 이어 이날까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주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2월 소매판매에 주목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6% 증가)를 밑도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1월의 1.2% 감소에서 한 달 만에 증가세를 회복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하위지표인 핵심 소매판매(컨트롤 그룹)가 전월 대비 1.0% 급증한 점도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했다. 핵심 소매판매는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지표로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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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나이키(2.85%)와 월마트(2.48%), 3M(1.87%) 등 경기민감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우려해 소비자들이 지출 대신 저축을 택할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자들이 일단 미국 소비 여력은 여전히 높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의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관세 정책에 의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췄다.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멘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미군에 보복 공격을 지속할 경우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40달러(0.60%) 오른 배럴당 67.5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0.49달러(0.69%) 뛴 배럴당 71.07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중동의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선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앞으로 (미군을 겨냥한) 후티의 모든 발사는 이란의 무기와 지도부가 발사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란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고 지독한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군은 15일 후티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백악관에 복귀한 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었다. 해당 공습으로 최소 53명이 숨졌으며, 98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후티 반군은 전날 즉각 보복을 선언하며 반격을 단행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후티가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공습을 무기한 지속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지표 일부가 호재를 보인 것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증가율인 3.7%에서 개선되고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3.8%도 웃도는 것이다.
유럽증시는 17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5포인트(0.79%) 오른 550.94에 마감,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167.75포인트(0.73%) 상승한 2만3154.57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47.96포인트(0.56%) 더 높아진 8680.29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45.71포인트(0.58%) 오른 8073.98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증시는 독일 정치권이 부채한도 제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에 합의하면서 시장에 기대감이 확산했다. 독일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국방비 증가를 위한 기본법 개정에 녹색당의 지지를 얻어 개정 표결에 필요한 표를 확보했다. 독일 연방의회는 18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러‧우 전쟁 종식 방안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이 활발한 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화요일(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할 것”이라며 “주말 동안 많은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무역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CNBC방송은 평가했다. 특히 뉴욕증시의 약세 전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급변하는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예외를 적용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럴 의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는 고철 및 금속 수출에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계획 초안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또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도 조사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무역 전쟁이 심화할 경우 전 세계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날 OECD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2월 예측한 3.3%에서 3.1%로 하향 조정됐다. 무역 장법과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을 주 요인으로 짚었다.
국제 금값이 17일(현지시간)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00달러(0.17%) 오른 온스당 3006.10달러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속에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하고 나서 이 수준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다만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새로운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이전에 견고했던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가장 가시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이후 6월에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미드 메거 하이리지금속트레이딩 이사는 “현재 시장은 연준의 결정을 앞두고 관망 모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8일 오전 8시 1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1.71% 상승한 8만4013.0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2.18% 오른 1928.6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1.94% 상승한 2.34달러로, 솔라나는 1.89% 오른 128.57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는 17일(현지시간) 소폭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31% 내린 103.40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0.04% 밀린 148.58엔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0.02% 오른 1.2988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0.3% 상승한 1.0914달러를 기록,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대한 우려가 커진 여파로 보인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달러 강세, 다른 통화 약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시장의 기대가 재평가되면서 달러화는 1월 중순 이후 유로화 대비 6%가량 하락하고 있다.
카일 채프먼 발린저그룹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시장이 잘못 판단했다”며 “성장 촉진을 위해 감세와 규제 완화를 주도하면서도 위험 회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 실제 (시장은) 보호무역주의에 훨씬 초점을 맞춰 계산을 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독일 국방비 지출 증대를 위한 기본법(헌법) 개정에 합의한 뒤로 유로화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독일의 재정 변화, 미국 경제적 (상대적) 취약성,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을 반영하기 위해 통화 전망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유로‧달러 환율은 지금보다 4% 정도 오른 1.13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일본은행(BOJ), 영란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이어져 시장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