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車 반도체 내재화 속도…핵심부품 경쟁력도↑

자체 설계한 車 반도체 양산 확대…현대오트론 인수 5년만 성과

▲현대모비스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전략.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자체 설계한 차량용 반도체 양산을 본격화하며 내재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0년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을 인수한 지 5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직접 설계한 반도체 탑재를 통해 제어기와 핵심부품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동화와 전장, 램프 등 핵심 부품용 반도체 연구개발과 신뢰성 검증을 마치고 양산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과거 현대오트론은 내연기관용 구동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주력한 반면 현대모비스는 반도체 연구개발 범위를 주요 수주 품목으로 확대했다.

올해 양산하는 주요 반도체에는 전기차의 전원 제어기능을 합친 전원통합칩과 램프구동 반도체 등이 포함된다. 이미 공급 중인 배터리 관리집적회로(IC)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해당 반도체는 전기차 충전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안정성을 높인다.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조사기관에 따르면 현재 양산 중인 차량에 많게는 3000여 개의 반도체가 탑재되며, 자율주행 및 전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해 반도체사업 담당 조직을 별도 운영하며 300여 명 수준의 전문인력을 확보했다. 국내외 주요 기업, 협력사, 연구기관과 협력을 통해 반도체 수급 대응 능력을 높이고 있으며,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완성차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트론 인수 이후 반도체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전력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두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전력반도체는 설계 내재화를 통한 전동화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와 구동 능력을 높이는 반도체다. 현대모비스는 여러 개의 전력반도체를 통합하고 냉각기능을 추가한 ‘파워모듈’을 양산 중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전원, 구동, 통신, 센싱, 네트워킹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현대모비스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전략 제품의 독자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 밖의 반도체는 별도의 생태계를 구축해 수급 대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중장기 반도체 연구개발 전략에 따라 내년에는 실리콘 기반 고전력 반도체(Si-IGBT)를,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차세대 배터리관리 IC와 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SiC-MOSFET)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문 연구거점도 신설한다. 실리콘밸리 연구거점은 국내 연구소와 함께 투트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현지 사정에 맞춰 국내와 해외에 각각 특화된 반도체 설계기술을 개발한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실리콘밸리 연구거점 신설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확대 구축하고 해외 주요 기업들과의 연구개발 협력 사례를 늘릴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전동화와 전장부품용 핵심 반도체 독자 개발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