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총재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한은의 물가관리 부담도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주 연세대학교와 반기문재단이 주최한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포럼’에 참석해 기후변화의 위협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며 “최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 급증, 갑작스러운 극한 호우로 인한 서울 도심 및 산업 현장의 침수, 그리고 기온 상승으로 인한 농산물 재배지와 연근해 어종 분포 변화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로 인해 관련 상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기후변화의 위협은 한국은행의 물가관리에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과 금감원이 기후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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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금융산업을 관장하고 있는 한은과 금융당국도 기후 리스크로 인해 기존 금융시스템이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무엇이며, 그로 인한 잠재적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일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과 금감원 분석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대응이 지연될 경우 오늘 발표논문에서 보여주듯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존재한다”며 “반면, 적절한 기후대응 정책이 시행될 경우 초기에는 고탄소 산업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금융기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친환경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기후 리스크를 완화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손실을 일정 수준 내에서 관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한은, 금감원, 기상청) 공동 프로젝트 경험은 기후 리스크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여러 기관이 협력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위험 관리자(risk manager)’로서, 전환 리스크에 대해서는 녹색 전환을 위한 자금을 공급하는 ‘위험 수용자(risk taker)’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