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17.1%·내수 14.8% 늘며 트리플 증가세 실현
트럼프 4월 자동차 관세 예고로 대미 수출 품목 1위 'K-자동차' 불안 증가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이 60억 달러를 넘어서며 2월 기준 역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 역시 17.1% 늘었고, 내수 판매도 14.8% 증가하며 '트리플 증가세'를 실현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어떤 방식으로든 자동차 관세를 예고,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K-자동차'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8일 발표한 '2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60억6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늘며 2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연간 2월 실적 중 처음으로 60억 달러 돌파라는 기념비도 세웠다. 수출량으로도 23만2978대를 수출해 전년 동월 대비 17.3% 늘었다.
수출 증가의 선봉장은 하이브리드차가 맡았다. 하이브리드차 수출대수는 3만948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7% 급증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차를 모두 포함한 친환경차 전체 수출량(6만8960대)의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자동차 생산은 35만1983대를 기록, 2014년 2월 36만1000대 이후 11년 만에 2월 기준 월간 생산량 35만 대를 넘었다.
관련 뉴스
내수 판매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4.8% 증가한 13만2855대를 기록했다. 이는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100만 원 한도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30% 감면한 것과 1월 15일 발표한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 조기 개편 및 집행을 추진하며 2월 전기차 판매량이 1만4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98.1% 대폭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산업이 생산, 수출, 내수 등 트리플 증가세를 실현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4월 이후 제동이 걸릴 우려가 크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예고로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산업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하면서 취재진이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묻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답했다.
이 날짜가 관세 시행 시점인지,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인지 불분명하고, 또 철강이나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처럼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 상호관세 측면에서 무역 상대국별로 관세를 차등 부과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다만 어떻게 결정이 나든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153만5616대(366억 달러·52조8000억 원)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수출량으로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 금액으로는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은 4만7190대(21억 달러·3조 원)에 불과해 자동차 분야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는 50조 원에 육박한다.
한국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에 달해 49.1%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는 자동차로 106억8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도체의 3배를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관세 압박의 배경으로 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산 자동차에 상당히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그간 한국의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에 따라 대미 수출에서 관세를 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관세를 부과받은 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특히 자동차 대미협력 TF 등을 통해 미국의 무역 조치 가능성에 대한 자동차 업계 의견 수렴 및 관련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조속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