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퀄테스트 통과…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
김동선 부사장의 행보… 실적 반등 이끌까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한 한화세미텍이 반도체 장비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원에 반도체 장비 생산 등을 위한 통합사업장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세미텍은 지난 주 창원 통합사업장 구축을 완료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통합사업장 구축은 작년 4월부터 약 1년간 330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기존 분산돼 있던 생산 시설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한화세미텍이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TC 본더(Thermo-Compression Bonder) 등의 생산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통합사업장 구축을 통해 다양한 장비 생산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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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세미텍은 최근 SK하이닉스로부터 HBM용 TC 본더에 대한 품질 검증(퀄테스트) 마지막 단계를 최종 통과하고, 본격적인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세미텍이 HBM용 TC본더를 고객사에 실제 납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장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한화세미텍의 TC 본더는 SK하이닉스를 통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진입하게 된다.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증가로 HBM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TC 본더 시장에서도 한화세미텍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의 공급망을 통해 엔비디아 체인에 합류한 것은 시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김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임명되며 반도체 장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 부사장은 최근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향후 실적 반등도 기대된다. 한화세미텍은 반도체 장비 사업을 인수한 이후 R&D 투자 확대와 생산설비 구축 등으로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첫 TC 본더 납품을 시작으로 실적 상승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