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77%' 백종원 대표 의존도 한계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반토막났다. 백 대표가 "오너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관련 이슈들이 주목받으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상장 당시 백 대표의 이미지로 많은 시장의 관심을 받은 만큼 개인에 집중된 브랜드 의존도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전날 2만7900원으로 마감하며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장중 2만78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당시 종가(5만1400원) 대비 45.7%, 장중 최고가(6만4500원) 대비로는 56.7% 급락한 수치다.
백 대표의 언행이 법적 리스크로 연결되고 더본코리아 제품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가 휘청이는 모습이다.
백 대표는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2023년 11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축제 영상에서 백 대표가 사과 주스를 농약 분무기에 담아 고기에 뿌리고, 공사장 자재로 보이는 바비큐 그릴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영상에서 백 대표가 액화석유가스(LPG)를 두고 요리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LPG 안전관리 및 사업법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 원을 처분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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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원산지 거짓 표시 혐의로 형사입건되는 일도 발생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이 기관 경기지원 서울사무소는 12일 더본코리아가 간장과 된장, 농림가공품 등 세 품목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했다고 보고 원산지 표시 삭제와 변경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 밖에도 △농지법 위반 의혹 △빽햄 가격 부풀리기 논란 △감귤맥주의 재료 함량 문제 등으로도 구설에 올랐다.
백 대표가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투자심리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백 대표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제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여러 이슈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주주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과문이 나온 이후에도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흥행 등 백 대표 개인에 관한 관심이 더본코리아 브랜드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데, 반대로 백 대표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기업의 오너리스크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 지분은 77%에 달한다.
앞서 백 대표는 자신과 관련한 오너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오너리스크 관련 질문에 "미디어에 노출된 지 10년이 넘었고 지금껏 (문제가) 나오지 않은 것 보면 앞으로도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공모 당시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절반이 넘게 미달이 발생했다. 우리사주 물량은 1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가 걸려있어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은 장기 기대 수익률에 대한 의심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도 10%대 초반에 그쳤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보유하기로 하는 약속이다.
박준형 IR큐더스 연구원은 "대중과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만큼 백 대표 개인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면 회사의 경영 안정성과 브랜드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 중심의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