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품속 제약·바이오, 지속성 확보 ‘중장기 전략’ 있어야

입력 2025-03-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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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3-2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사모펀드 목표는 엑시트(exit)…유망 파이프라인 정리되기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MBK파트너스가 촉발한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PEF)의 역기능이 부각되는 가운데 사모펀드에 매각된 헬스케어 기업들의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금 회수를 우선시하는 사모펀드의 지배 아래에서는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지오영, 메디트 등 적지 않은 헬스케어 기업들이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제약, 의료기기, 요양서비스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해 왔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와 지오영은 각각 국내 치과업계와 의약품 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이들의 매각은 시장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는 ‘빅딜’로 꼽혔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4월 당시 지오영 최대주주 블랙스톤의 지분 약 71%를 2조 원에 인수했으며, 2023년에는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스닥 시장에서 공개매수 방식으로 약 2조2700억 원에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99.3%를 인수하고 자진 상장폐지했다.

지난해에는 보령바이오파마, 제뉴원사이언스 등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사모펀드에 인수됐다. 보령그룹의 백신 제조 계열사였던 보령바이오파마는 유진프라이빗에쿼티·KDB산업은행PE 컨소시엄에 지분 80%를 약 3200억 원에 매각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 주요 사업인 제뉴원사이언스는 호주계 사모펀드 맥쿼리자산운용이 지분 100%를 약 7500억 원에 인수했다.

사모펀드의 인수가 이들 기업에 장기적인 이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의약품, 의료기기는 연구개발(R&D)의 지속성과 파이프라인 확보가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다. 또한 건강보험 급여 및 정부 의료정책의 영향 받는 규제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경영이 필요하다. 혁신 경영과 신사업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순기능만 기대하기에는 사모펀드들의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이전) 전략이 기업에 주는 타격을 무시할 수 없다.

한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최우선 목표는 100년 기업 육성이 아니라, 산 값보다 비싸게 팔고 엑시트(exit)하는 것이지 않냐”라며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을 성장시키고 가치를 불리면, 매각 시점에는 국내에 그 기업을 인수할 자금력이 있는 주체가 없어 외국에 매각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유출이나 구조조정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사모펀드와 신중히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장기 전략을 세워 투자를 유치해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09년 사모펀드 골드만삭스PIA의 400억 원 규모 지분투자를 유치한 지오영이 선례로 꼽힌다. 지오영은 이를 계기로 전국 유통망을 확보해 2013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넘긴 바 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부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잘 개발되고 있었던 유망 파이프라인이 사모펀드의 구조조정 기조에 따라 정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라며 “사모펀드가 한국 기업을 외국에 팔아넘겨도 시장경제의 원칙상 문제 삼을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헬스케어 기업들 스스로 사업과 R&D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확립하고, 사모펀드의 투자 성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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