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강화해 클라우드 사업 강화
“독과점 심사 통과가 최고 관건”

구글이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사들이기 위해 다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위즈를 인수하기 위해 300억 달러(약 43조 원) 이상을 제시하면서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큰 변수가 없다면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성사되면 2012년 통신장비 대기업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한 금액 125억 달러를 넘어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된다. 이번 제안액은 구글이 작년에 제시한 230억 달러보다 약 30% 높다. 양측은 지난해 7월 M&A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위즈는 기업공개(IPO)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돼 현재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위즈는 클라우드 전문 보안 솔루션 기업이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보안 위협을 식별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되며 모건스탠리부터 미국 디지털 문서 관리업체 도큐사인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글로벌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미국·유럽·아시아·이스라엘 등에 직원 900명이 있으며, 작년에는 4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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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위즈를 품에 안으면 사이버보안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특히나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MS에 뒤처진 ‘만년 3위’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구글은 보안 소프트웨어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에는 사이버보안 솔루션 기업인 맨디언트를 약 54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신임 행정부는 조 바이든 전 정부에서 시행됐던 일부 반독점 정책을 폐기해 M&A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버보안 거대 기업을 탄생시키는 이번 M&A는 이런 기대가 충족될지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여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글이 현재 미국 법무부와 반독점법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빅테크들이 인수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에 대해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령 인수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독과점 규제 심사가 주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