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지역별로 아파트 준공 연령별 상승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강남지역에선 신축보다 재건축을 앞둔 구축의 가격 상승률이 신축보다 높은 반면 강북지역에선 새 아파트일수록 가격 상승률이 구축보다 높았다. 전문가는 강남은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투자자가 몰렸고, 강북은 실거주 목적의 실수요자가 집중적으로 사들인 결과로 해석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통계 분석 결과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단지는 ‘준공 10년 초과~15년 이하’로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59%로 나타났다. 이는 2위인 ‘준공 5년 이하’ 단지 변동률 0.29%의 약 2배 수준이다. 3위는 ‘준공 20년 초과’ 단지로 재건축 예정 단지가 상승을 이끌어 0.21% 올랐다.
다만 서울 지역별로는 준공 연령대별 아파트값 상승률이 달랐다. 강북지역에선 신축으로 분류되는 ‘준공 5년 이하 ’단지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에선 ‘준공 10년 초과~15년 이하’ 단지 아파트 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지역의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 상승률은 0.16%로 전체 연령별 아파트 상승률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는 0.07%, ‘준공 10년 초과~15년 이하’는 0.06%로 그 뒤를 이었다. ‘준공 20년 초과’ 단지는 –0.04%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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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강남지역에선 ‘준공 10년 초과~15년 이하’ 단지가 1.07%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준공 20년 초과’가 0.46%로 2위였다. 강남 3구 속한 ‘동남권’으로 좁혀보면 구축 몸값 상승률이 급등했다. 동남권의 ‘준공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 상승률은 1.76%에 달했다. ‘준공 20년 초과’ 역시 0.95%로 뒤를 이었다. 이어서 ‘준공 15년 초과~20년 이하’는 0.58%로 나타났으며 신축 단지인 ‘준공 5년 이하’는 0.50% 상승에 그쳤다.
실제로 지역별 주요 자치구 내 실거래를 살펴보면 지난 3일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형은 23억9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21억8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2억500만 원 올랐다. 이 단지는 2021년 지어져 마포구 대표 단지로 분류된다. 또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마포구에선 지난달 1일 이후 이날 기준으로 가장 거래량이 많은 단지는 2022년 12월 준공된 ‘마포더클래시’로 나타나는 등 신축 선호가 강했다.
강남에선 구축 강세가 뚜렷했다. 강남구에선 지난달 ‘개포주공 6단지’ 전용 73㎡형과 83㎡형이 각각 29억과 31억 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곳은 1983년 지어진 노후 단지다. 지난달 거래량 1위는 2006년 건설된 ‘도곡 렉슬’로 집계됐다. 이 밖에 송파구에선 2008년 건축된 ‘파크리오’가 거래량 45건으로 손바뀜 1위를 차지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강북지역에서 신축 상승률이 더 큰 것은 그만큼 실거주 목적의 주택 실수요자들이 주로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강남 3구에선 구축 가운데 미래가치를 노린 재건축 단지 수요가 강하다. 강남과 강북지역 아파트 수요의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강남에서 신축 단지 몸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애초 집값이 비싸기도 하고 실거주자와 투자자 수요가 분산된 복합적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