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구환신ㆍ미국 관세 정책 맞물려
글로벌 수요 촉진 현상으로 이어져

최근 D램·낸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메모리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정책과 정보기술(IT) 디바이스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맞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도 제품 수요 촉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범용 D램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GB 가격은 전일 1.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해 8월 27일 2달러에서 12월 4일 1.8달러로 하락한 이후 지난달 27일 1.7달러까지 빠졌다가 이달 초부터 상승세를 되찾았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모듈 업체 등이 낸드 주문량을 늘린 까닭이다. 글로벌 낸드 업체인 샌디스크는 고객사들에 낸드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중국 최대 낸드 제조업체인 양쯔메모리(YMTC)와 미국의 마이크론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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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가격 인상 흐름에 업황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계절적 비수기가 끝나가고 있고, (중국의 판매 촉진) 정책 효과로 재고 소진이 앞당겨지며 2분기부터 D램 계약 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영향이 호재로 작용했다. 구형 기기를 새 제품으로 교환할 시 약 20%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세트사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특히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이구환신 지급 범위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개인용 디지털 기기로 확대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사효과도 있다. 본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 직전 제품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부품을 미리 주문하는 사례가 몰리고 있어서다.
실제 전자제품 관련 부품사의 지난달 실적은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특히 대만 주요 핵심 기술업체의 매출이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만의 기판 업체인 난야(Nanya)PCB의 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1월부터 집행된 이구환신 정책 효과로 중국 내수 중심의 스마트폰 소비가 촉진됐다고 짚었다. 메탈 케이싱 제조사 캐처(Catcher) 테크놀러지의 매출액은 37.7%, 카메라 렌즈 공급사 다리광전(Largan Precision)는 39.8%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반도체·전자·IT 업계의 고질적인 비수기이지만 이번 ‘터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독 길었다”면서 “벌써 부품 수요와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세트 제품판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는 잘 팔릴 일만 남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