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파트너스, 테슬라 공매도 평가손익 분석

헤지펀드 공매도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가가 지난 3개월간 반 토막 나면서 약 162억 달러(약 24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S3파트너스는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이 작년 12월 17일 최고 종가(479.86달러)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62억 달러가량의 평가이익을 쌓았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이날 238.01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순자산도 1000억 달러 이상 줄었다.
오랜 기간 머스크에 맞서온 헤지펀드들이 마침내 수익을 보았다고 F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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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것은 우선 머스크가 유럽 극우 정당을 지지하면서 유럽 내 테슬라 전기차 판매가 줄어든 것이 꼽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연방정부 지출ㆍ인력을 대폭 감축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런던에 있는 헤지펀드 ‘클린에너지트랜지션(Clean Energy Transition)’의 페르 레칸더 운영 파트너는 “테슬라는 매우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머스크가 이를 완전히 망쳐 놓았다”면서 “그의 고객층과 완전히 엇나간 행동을 하고 있다. 테슬라는 카우보이 부츠를 신는 사람들이 사는 차가 아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지난주 테슬라의 연말 목표 주가를 135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이 정도로 빠르게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사례를 떠올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근 공매도 투자자들이 얻은 이익은 그동안 고통스럽게 참고 기다린 데 따른 보상이라고 FT는 평가했다. 테슬라가 2010년에 상장된 이후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손실은 최근의 이익을 반영하더라도 645억 달러에 이른다.
한때 테슬라는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공매도 된 종목 중 하나였다. 2020년 봄에는 테슬라 약 3억 주가 공매도 됐다. 그러나 2021년 중반까지 2년 동안 주가가 1500% 이상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일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가치가 경제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지만, 주가 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고, 많은 헤지펀드가 공매도를 포기해야 했다.
머스크는 공매도 투자자들을 조롱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그는 “자율주행이 완전히 해결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완전히 소멸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