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없을 것' 자신했는데…백종원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이슈크래커]

입력 2025-03-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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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PO)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PO)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 나이에 사고 칠 게 뭐가 있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단언한 말입니다. 당시 기업설명회에서는 미디어에 활발히 등장해온 백 대표의 유명세에 따른 오너리스크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백 대표는 "미디어에 노출된 지 10년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이같이 답했죠.

그러나 이로부터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백 대표더본코리아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습니다. 미흡한 프랜차이즈 점포 관리 문제부터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까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죠.

더본코리아 측은 재차 고개를 숙였지만,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심상찮은데요. 문제는 더 있습니다. 백 대표가 사업에만 정진하는 게 아니라 10년 넘게 예능 프로그램의 블루칩 역할을 톡톡히 해온 '멀티테이너'라는 점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출처=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
▲(출처=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

더본코리아, 상장 전부터 '우려'…'빽햄'→'농약통 주스', 문제 끝?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습니다. IPO 과정에서부터 높은 관심이 쏟아졌는데요. 일반 청약 경쟁률 772.8 대 1, 증거금 11조8038억 원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입증했죠.

특히 상장 당일 더본코리아 주가는 장중 공모가인 3만4000원보다 약 90% 급등한 6만4500원까지 치솟으면서 최고가를 찍었고, 5만14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우선 설 명절을 앞두고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가 문제가 됐는데요. 광고에서는 국산 돼지고기를 강조했으나, 실제 함량이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다소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빽햄' 돼지고기 함량은 85.4%로 '스팸'(91.3%)보다 적습니다. 이에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후발 주자로서 생산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45% 할인 판매 시 세트당 1500원의 마진이 발생하지만 운영비를 포함하면 사실상 마진이 없다"고 해명했죠.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가 출시한 과일 맥주 '감귤 오름'은 함량 부족 논란에 휩싸였고요.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서 실내에 고압 가스통을 두고 요리하거나, 우리 농가를 돕자는 취지의 유튜브 영상에 브라질산 닭고기가 원재료인 제품을 노출하면서 구설에 올랐습니다.

원산지표기법 위반 의혹도 있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더본코리아가 간장과 된장, 농림가공품 등 세 품목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했다고 보고 원산지 표시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는데요. 제품 용기에는 원산지가 제대로 표기됐지만, 온라인 쇼핑몰에는 제품의 외국산 재료를 국산으로 표기했다는 의혹입니다.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에도 휩싸였는데요. 문제의 장면은 백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백 대표는 2023년 11월 홍성 글로벌 바비큐 페스티벌에서 고기를 구울 때 농약 분무기를 활용해 소스를 뿌리자는 아이디어를 냈는데요. 이어 축제 당일 사과 주스가 담긴 농약 분무기를 등에 진 직원이 고기에 소스를 뿌리는 장면이 나오고, 이 모습을 본 백 대표는 "사과 주스가 제일 중요하다"고 이를 반겼죠.

한 네티즌은 백 대표가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국민신문고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영상 속 농약통에 농약이 아닌 사과 주스라고 표기되긴 했지만, 사과 주스가 통과하는 호스나 노즐 등이 인체에 무해한지 알 수 없어 식품위생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빽다방에서 산 소시지 빵이 찌그러진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제공됐다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글 작성자는 "빵을 데워달라고 요청했더니 직원이 플라스틱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돌려 찌그러진 상태로 받았다"며 "본사에 문의했더니 이는 본사 방침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용기에는 일반적으로 전자레인지에도 돌려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인증된 'PP' 소재나 'HDPE' 소재가 아닌 'PET'라는 표기가 있어 논란이 이어졌는데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PET 재질의 용기는 전자레인지 사용에 적합하지 않으며 가열 시 유해 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있고 변형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더본코리아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민원은 매뉴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장 신입 직원의 실수로 발생했다"며 "당사는 관련 사안을 확인해 고객님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해당 메뉴를 즉시 환불 처리했다. 또 해당 점포에 시정 요구서를 발송하고 매뉴얼 준수를 위한 전 직원 재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점포 관리에 만전을 기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죠.

숱한 악재를 맞닥뜨린 더본코리아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는데요. 특히 17일에는 전장 대비 2.28% 하락한 2만79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2만7800원으로 떨어지면서 상장 이후 최저가도 경신했는데요. 전장 대비 1.97% 오른 2만845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낮죠.

백종원, 과거 행적 '파묘' 계속…"배신감 느껴진다" 토로도

잇따르는 논란에 백 대표는 자신의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백 대표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여러 이슈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용납할 수 없는 잘못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는데요.

이어 "그동안 제기된 모든 문제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법적 사항을 포함한 모든 내용에 대해 신속히 개선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파묘'(?)가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백 대표는 10년 넘게 다양한 예능에 얼굴을 비치며 맹활약해왔습니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나서기도 하고, 자영업자들에게 솔루션을 건네며 고민을 타개하기도 했죠. 쉽고 간단한 레시피로 인기를 끈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많은 예능에 얼굴을 비쳐온 만큼 방송 분량도 넘쳐나는데요.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의 논란이 잇달아 제기되는 시점에선 이 장면들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과 함께 회자되는 실정입니다.

일례로 백 대표는 솔루션에서 언제나 위생품질을 강조해왔습니다. 백 대표가 출연한 대표적인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관련 문제로 불호령을 내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요. 식당 현장 점검에 나선 백 대표가 냉장고 한구석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발견하거나, 청결하지 못한 주방을 마주하고 분노하는 모습은 방송에서 빠질 수 없는 '킥 포인트'로 통했습니다. 또 직접 메뉴에 대해 고심하고, 레시피와 재료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품질 향상에도 조력했습니다.

백 대표는 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해 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지방 경제 살리기에도 앞장선 이미지로도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방송에서도 "초기 이익보단 품질로 승부하고, 저렴한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여왔죠. 그러나 현재는 그가 매 방송 강조해오던 '사업 철학'으로 역풍을 맞는 모양새입니다. 방송에서 강조해온 철학과 더본코리아를 통한 사업 운영 방식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괴리감'을 지적하는 네티즌들이 이어졌습니다.

홍콩반점 점검 콘텐츠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홍콩반점의 지점별 편차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쇄도하자,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콩반점 지점을 방문 및 점검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선보였는데요. 최근 달린 대다수 댓글은 백 대표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었죠. 당시 영상에서 백 대표는 '본사의 방침과 지점의 방식이 딴판'이라고 가맹점 측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는데, 시청자들은 '가맹점 관리는 결국 본사의 몫 아니냐'는 냉정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백 대표가 2022년 6월 방송된 '백패커'에서 바비큐통이 없어 임시 찜통으로 드럼통을 활용한 모습 등이 다시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방송 당시에는 백 대표의 기지를 강조하는 장면으로 통한 장면인데요. 현재는 같은 장면에 "녹가루나 녹물이 음식 위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 "남들에게 틀렸다고 지적했던 걸 본인은 지키지 않는데, 문제 되지 않을 리 없다", "방송 당시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보니 배신감도 느껴진다", "이게 현 백 대표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본인이 했던 말이 그대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 등의 아쉬운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곧 촬영 시작인데…방송가도 예의주시

백 대표는 올해도 예능 나들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는 이달 말 시즌2 첫 녹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지난 시즌처럼 안성재 셰프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데요.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백 대표의 오너리스크에 촬영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하반기 공개 일정에 맞춰 촬영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흑백요리사2' 외에도 백 대표는 MBC '남극의 셰프', tvN '장사천재 백사장3' 공개도 앞두고 있는데요.

다만 백 대표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이 마냥 예전 같진 않을 전망입니다. 백 대표는 그간 예능에서 푸근하고 익살맞은 캐릭터, 명석한 솔루션, 품질과 소비자 만족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을 뽐내왔는데요.

이번 사태로 미흡한 가맹점 관리 실태가 다시금 회자되고, '백종원'이라는 개인 브랜드에 의존하는 경영 방식도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국산 돼지고기 브랜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한돈)이 백 대표가 출연하던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방송가에서도 그의 이미지에 생긴 균열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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