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해결책·사재출연 규모 모두 없었다’…홈플러스 경영진은 국회서도 변명만(종합)

입력 2025-03-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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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MBK파트너스 긴급 현안질의’

‘사태 정점’ 김병주 MBK 회장, 홍콩행 불출석
김광일 부회장, 또 코로나19 탓…경쟁사도 거론
조주연 사장 “신용등급 강등 확정 후 기업회생 논의” 의혹 부인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사태 책임을 묻기 위해 국회 여야가 긴급 현안질의를 열었지만, 사태 해결안과 김병주 MBK파트너스(MBK)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는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의 잇단 질타에도 김광일 MBK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변명하기 급급했고 사태 정점에 있는 김 회장은 국회에 불출석하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MBK파트너스 긴급 현안질의’를 열고 홈플러스 사태와 MBK의 책임에 대해 추궁했다. 이날 김 부회장, 조 사장,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회장은 홍콩 해외 출장 이유로 불출석했다.

김 부회장과 조 사장은 이날 △홈플러스 경영 악화 사유△신용등급 하락 사실 사전 인지 후 법정관리 신청 의혹 △김 회장 사재 출연 규모 등 사태 해결안을 묻는 말에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 사유로 ‘코로나19 팬데믹’을 들었고 홈플러스 적자 이유를 묻자, 경쟁사와 차이가 있다는 등 궤변을 쏟아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별도기준)매출은 대동소이하지만 3사 중에 홈플러스만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사업만 하고 있고 이마트에는 트레이더스나 스타벅스가 포함돼있고 롯데도 다른 사업부가 포함돼있다”며 비교군이 적절치 않다는 식으로 답을 회피했다.

이어 이 의원이 점포 매각 시 우수한 점포를 매각한 이유에 관해 묻자 김 부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그때부터 힘들어서 매각했다”고 답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역시 “홈플러스는 국내 2위 대형마트인데, 왜 갑자기 회생 신청할 정도로 어려워진 건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부회장은 “코로나 19로 마트 매출만 1조 원이 줄었다”고 했다.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의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조주연(오른쪽 부터)홈플러스공동대표, 김광일MBK 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등 채택증인들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의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조주연(오른쪽 부터)홈플러스공동대표, 김광일MBK 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등 채택증인들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날 여야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미리 알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추궁했으나 홈플러스 경영진은 이를 부인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회생절차 신청한 후 한두 시간 만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나온 것도 의아하지만, 준비를 언제부터 했느냐”고 묻자 김 부회장은 “(2월)28일부터 3월 4일 0시 사이 연휴 기간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제출해야 할) 공적 서류가 기본만 13가지, 총 50가지인데 2월 28일 신용등급 강등되고 나서 연휴 기간에 발급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조 사장에게 “언제부터 (기업회생절차 신청 준비를) 했냐”고 재차 추궁하자, 조 사장은 “신용등급 강등이 확정된 이후에 긴급하게 임원들과 논의했다”며 “김광일 부회장이 얘기한 그대로(2월 28일~3월 4일)”라고 밝혔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도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16일 MBK는 입장문을 통해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에게 사재 출연 규모에 대해 답변을 받은 것이 있느냐”면서 “통화되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통화는)잘 모르겠다”면서 “회사랑 검토 중인데, (사재 출연)규모와 방법을 정리해서 수일 내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김병주 회장의 무책임도 수차례 지적됐다. 김 회장이 이번 사태 정점에 있는 만큼 불출석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회장에 대해 11일 증인 채택을 했는데 휴일 이후인 13일 중국·홍콩 지사를 통해 회의 일정을 잡았고 17~19일 출장 꼼수를 부렸다”며 “김 회장에 대해 여야 간사 협의로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끌려 나오지 말고 김 회장을 예우해 드릴 때 스스로 나오라”며 “자동차에 치일 것을 피하려다 전차에 깔리지 마라”고 경고했다.

이번 긴급 질의에서 사태 해결안·사재 출연 규모 모두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MBK를 향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홈플러스 노조)는 이 같은 MBK 행태를 ‘선제적 먹튀’로 규정하고 5월 1일 대규모 투쟁에 나선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장은 “MBK가 매각과 회생절차를 통해 홈플러스를 고의로 부실화시키려 한다면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전국적 연대 투쟁을 펼칠 것”이라면서 “국민대회를 통해 MBK의 책임을 묻고 실질적인 기업 정상화 방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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