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18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사흘 만에 하락세로 다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0.32포인트(0.62%) 내린 4만1581.3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0.46포인트(1.07%) 떨어진 5614.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4.54포인트(1.71%) 하락한 1만7504.1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대형기술주 중심으로 대량 매도세 유입이 재개되면서 뉴욕증시의 이틀간 반등 흐름이 깨졌다.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난 2거래일간 급반등했던 만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포지션 정리에 나서는 움직임이 우세해졌다.
연준은 19일 오후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로 책정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제 전망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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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라이스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이코노미스트는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준을 높일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강한 상황에서 연준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금융 여건과 경제 성장 전망이 더 크게 악화하는 것을 확인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감이 이어진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이날 발표된 2월 미국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했다는 소식도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전화통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30일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미국이 당초 제안했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빅테크 주식의 가파른 하락세도 투자심리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메타플랫폼스는 3%, 테슬라는 5% 이상 떨어졌다. 특히 엔비디아는 이날 기술 콘퍼런스인 ‘GPU 기술 콘퍼런스(GTC)’를 열고 새로운 인공지능(AI) 칩 ‘베라 루빈’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국제유가는 18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일단 부분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8달러(1.01%) 떨어진 배럴당 66.9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0.51달러(0.72%) 내린 배럴당 70.56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을 30일간 중단하는 부분적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이 당초 추진했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양국의 합의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하락폭은 제한됐다. 미국과 예멘 후티 반군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군이 휴전이 발효된 지 2개월 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404명이 사망하고 562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에 원유 공급 우려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으로 유가가 한때 상승하는 장면도 있었다.
유럽증시는 18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6포인트(0.61%) 오른 554.30에 마감,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226.13포인트(0.98%) 상승한 2만3380.70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24.94포인트(0.29%) 더 높아진 8705.23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40.59포인트(0.50%) 오른 8114.57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증시는 독일의 부채한도 개혁 기본법(헌법) 개정안이 연방 의회에서 의결되고 미국과 러시아가 러‧우 전쟁 부분적 휴전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랐다.
이날 독일 연방의회에서는 국방비 증액을 위해 부채한도 규정에 예외를 적용하고, 인프라 투자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5000억 유로(약 794조3900억 원) 특별기금을 조성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21일 상원(참사원) 표결에서 16개 연방주 대표 중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국방‧인프라‧기후대응 관련 지출이 늘면서 독일의 경제성장률도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방송에 “적어도 향후 5년간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의 0.2~0.3%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인프라 지출에 따른 수요도 0.2~0.3%p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값이 18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4.70달러(1.15%) 오른 온스당 3040.80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속에 14일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에 안전자산인 금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약 4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두 달간 휴전도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 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에 “금을 지지하는 요인이 분명하게 존재한다”며 “미국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 외에도 중동에 대한 불안이 최근에는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은 위험회피 투자수단으로 지정학‧경제학적 불안으로 올 들어 14% 상승했으며 14차례나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날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하면서 기준금리 결정에도 시장의 눈이 집중됐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6월 금리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니테쉬 샤 상품 전략가는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 속에서 FOMC가 진행된다”며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에 있어 ‘비둘기파’적 입장을 취한다면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3개월 뒤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100달러로, 6개월 전망치는 3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9일 오전 8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1.98% 하락한 8만2422.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0.76% 내린 1918.2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2.83% 떨어진 2.29달러로, 솔라나는 2.32% 밀린 125.13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는 18일(현지시간)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12% 내린 103.24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0.03% 상승한 149.30엔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0.01% 소폭 내린 1.3000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달러화의 유로화 대비 약세가 눈에 띄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0.2% 상승한 1.0945달러를 기록했다. 장 초반 환율은 1.0954달러로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독일 연방의회에서 부채한도 개혁 기본법(헌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에 돌입한 여파로 보인다.
이날 독일 연방의회가 국방비 증액을 위한 부채한도 규정에 예외를 적용하고, 인프라 투자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5000억 유로(약 794조3900억 원) 특별기금을 조성하는 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경제 성장 회복 전망이 나왔다. 유럽 자강론을 실현하기 위한 군사 지출 확대를 준비하면서 수십 년 지속됐던 재정 보수주의 탈피가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카이클 브라운 페퍼스톤 수석 연구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독일과 그리고 확장해 유로존 전체가 재정 정책을 바로잡는 것은 오랜 과제였다”며 “이번 결정이 유로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