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 경영진이 CIC 분사를 발표하며 지분매각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최근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사임하며 경영 쇄신이 완료된 것처럼 회사는 말하지만 내부에서는 무엇이 바뀐 건지 알 수 없다”며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을 목표로 쇄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 분산 매각 결정은 이를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며 과거에 실패한 경영 전략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2023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매년 고용 불안이 반복되고 있다”며 “작년에만 카카오 계열사 5곳에서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 등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상황이 와도 경영진은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운영 계획과 구체적인 비전도 밝히지 않은 즉흥적인 결정으로 콘텐츠 CIC와 업무적으로 직접 연관된 8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인력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제주 지역에서의 사업 철수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 뉴스
서 지회장은 임금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의 교착상태에 대해 지적하며 “성과급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정보 공개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을 강행하기도 했다”며 “심지어 지난 2년 동안 200명 넘게 희망퇴직을 시행한 카카오VX는 최근 또 추가적인 권고사직과 전 직원 연봉 동결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털업계 보수 1위는 카카오 홍은택 전 대표로 30억 원이 넘고, 적자 폭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전 대표는 작년 상반기에만 22억 원을 받았다”며 “위기 상황에서 회사 실적이 나빠져도 경영진의 보수는 오히려 늘었고 노동자들의 임금 교섭은 더 힘들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사 매각, 임단협 상황은 분리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흐름에 있다”며 “경영 쇄신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며 진정성 있는 경영 쇄신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노사 관계를 후퇴시키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무책임한 분사와 매각을 저지하고 모든 계열사와 함께하는 공동교섭 공동투쟁으로 임단협을 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무분별한 구조조정과 분사, 매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이달 26일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까지 임단협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일괄 결렬을 선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