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위원은 19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년연장에 대한) 현재 임금 체계에서 하면 안 하는 게 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장 위원은 ‘한국의 생산성이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이유’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후 질의응답에서 정년연장에 대한 질의가 나와 이같이 답한 것이다. 장 위원은 “일본 같은 경우는 계약을 다 끝내고 재계약하는 형태로 간다고 한다”며 “그렇게 하면 (임금을) 좀 적게 받아도 몇 년 더 일하는 식으로 가면 기업의 부담도 덜 되고 할 텐데 그 부분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장 위원은 고용시장이 유연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년을 연장할 경우 부작용도 지적했다.
장 위원은 “고용시장이 유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년연장을 그냥 해버리면, 나이 많은 분들이 높은 임금 상태에서 계속 가라(일해라) 그러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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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국의 고용시장을 사례로 들었다. 장 위원은 “미국 같은 경우 특히 불황일 때 보면 아주 가혹하다. 실업률이 10%로 올라간다. 그러나 가혹하지만 짧다”며 “회사가 문을 닫으면 다른 회사로 자원이 옮겨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실업률이 불황일 때도 큰 변동은 없다고 부연했다.
장 위원은 교육정책이 소득재분배 정책의 하나로 사용돼 시장을 왜곡하는 점도 지적했다. 장 위원은 “돈을 많이 못 버는 것이 ‘내가 열심히 일한 게 아니라 이 사회가 잘못돼 그런 거야, 불공정해서’라면 내 자식한테까지 이어지는 거 싫지 않겠냐”며 “다음 세대는 다시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시키는 이런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결국은 교육 정책이랑 재분배 정책을 분리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비효율적 자원배분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학연, 혈연, 지연, 정실주의가 만연한 중국과 인도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연구 결과 생산 설비(자본과 노동)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발생한 손실을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50%, 인도는 6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업력에 따른 평균 고용 규모를 보면 미국은 기업의 업력이 30년이 지나면 고용이 8배 증가했다. 그러나 멕시코나 인도는 기업 업력이 30년이 지나도 20~3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 위원은 “미국 같은 경우는 잘 안 되는 기업은 빨리빨리 도퇴시키고 잘 되는 기업은 살아남아서 잘 되는 기업으로 계속 자원이 몰리는 것”이라며 “멕시코나 인도는 각종 규제, 생산성 낮은 기업 계속 보조해주는 정책들이 많기 때문에 기업이 빨리 크는 것을 방해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고용을 보호하는 것이 오히려 고용 창출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장 위원은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고용보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보호제도 유연화는 경기확장기에 생산과 고용을 5% 정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