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자산운용사도 점유율 전쟁
1위 삼성운용, 3위 한투운용 ‘자리 굳히기’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중위권 자산운용사의 시장점유율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상위권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ETF 시장 내 점유율 전쟁이 중위권 운용사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자산운용사별 ETF 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38.13%) △미래에셋자산운용(34.81%) △한국투자신탁운용(8.02%) △KB자산운용(7.79%) △신한자산운용(3.48%) △한화자산운용(2.17%) △키움투자자산운용(2.16%) 등의 순이다. 점유율 7위를 유지하던 한화자산운용이 17일 순자산총액(AUM) 4조 원을 넘기면서 6위 자리를 처음으로 탈환했다. 기존 6위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다.
ETF 시장에서 중위권을 기록 중인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ETF 사업 확장에 나섰던 곳들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자사 ETF 브랜드명을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바꿨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올해 초 ‘KOSEF’(패시브 ETF)와 ‘히어로즈’(액티브 ETF)를 ‘KIWOOM’으로 통합 변경했다.
두 자산운용사는 ETF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금정섭 ETF사업본부장을 KB자산운용에서 영입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이던 이경준 상무를 올해 초 ETF운용본부장으로 영입하며 사업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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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ETF 수익률이 양호 점유율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PLUS K방산, 고배당주, 한화그룹주 ETF 등 투자자의 장기적인 자산가치 증대를 목표로 한 상품 개발 및 솔루션 제공이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올해 국내 ETF 중 수익률 1위와 2위는 ‘PLUS K방산 ETF’와 ‘PLUS 한화그룹주 ETF’가 차지했다.
ETF 시장 내 점유율 추격전은 상위권 자산운용사에서도 여전히 활발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AUM 70조 원을 넘기며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격차 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점유율 35%가 무너졌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미국 대표지수 ETF와 관련한 분배금(배당금) 축소 논란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점유율 8%대를 넘기며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에 쐐기를 박는 모양새다. 국내 유일 금현물 ETF와 밸류체인 시리즈 중 하나인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 등이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큰 폭의 AUM 성장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올해 대다수 자산운용사가 ETF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점유율 순위는 언제든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점유율 7위로 내려간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이날 AUM 4조 원을 돌파하며 한화자산운용과의 격차가 0.01%포인트(p) 차이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연초 조직을 개편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이경준 상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ETF 사업 확장에 나서기 시작하면 점유율 변동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최근 윤병호 전략ETF본부장을 신규 선임해 1위 탈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