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과의 토론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이 대표가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안 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세계적인 석학인 유발 하라리와 대담을 하기로 한 것이 뜬금없다며 “3월 5일 이 대표는 K-엔비디아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에 인공지능(AI)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저는 흔쾌히 수락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했다.
안 의원은 “그런데 갑자기 하라리 교수와의 대담 소식이 들려왔다”며 “물론 저와의 토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의 대표라면 스스로 던진 토론 제안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먼저 제안한 공개토론을 꽁무니를 빼고 세계적인 석학과의 대담을 택한 것은, 총을 맞고도 피를 흘리면서도 ‘파이트(Fight)’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된다”며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안 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당 측은 입장문을 내고 “(안 의원의) 표현은 테러 범죄의 피해자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악의적인 조롱일 뿐만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안 의원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고발하는 바이며,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법 집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인간이길 포기했느냐. 오늘 안 의원의 발언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살인 미수를 당한 피해자를 두고 ‘목을 긁힌 뒤’라고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방식인가”라면서 “사람의 목을 찌르는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고, 피해자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신히 살아났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를 조롱 조로 묘사하는 것이 정치인의 언어라고 할 수 있나”라며 “국민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조차 정쟁의 도구로 삼는 모습에 깊은 실망을 느꼈지만, 이제는 확신이 든다. 이들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저버렸다”고 했다. 이어 “만약 안 의원 본인의 목에 칼이 들어오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면 과연 이와 같은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안 의원은 즉각 사과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