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도 20일부터 물건 공급 중단

라면업계 1위 농심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모든 제품 납품을 중단했다.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농심도 대금 미정산 우려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결국 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이 다른 식품업계까지 확산, 연쇄적인 납품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농심은 이날부터 홈플러스 점포에 신라면, 새우깡 등 모든 제품 납품을 중단했다.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도 전면적으로 상품 공급을 끊었다.
국내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개시한 이후 보름째 대금 결제가 계속 지연되자, 끝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농심의 납품 전면 중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홈플러스의 미지급 사태가 지속하면 우유, 커피, 통조림 등 업계 전반으로 납품 중단 사태가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납품 중단 사태는 법정관리 돌입 15일만에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조짐이다. 이날 국내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도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대한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서울우유 측은 전국 대리점에 20일부터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공지문을 전달했다.
관련 뉴스
서울우유 관계자는 “현재 홈플러스로부터 미정산된 대금은 없지만 대금 결제일에 대한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내일부터 납품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뚜기, 팔도, 롯데칠성음료, 동서식품,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 다른 식음료업체들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납품을 일제히 중단했다가 협상을 거치며 재개한 바 있다.
납품 대금을 제때 지급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식품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중소 협력사들의 상황을 고려해 소상공인와 영세업자에 대한 회생채권을 우선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같은 불안감에 불을 붙이고 있다. 규모가 큰 납품 업체들이 대금 지급 순위에서 밀려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만약 납품대금 미지급 등의 우려가 커지면 납품 중단을 고려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