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인공지능 발달할수록 인간 사이의 신뢰 중요해"

입력 2025-03-20 14: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AI의 주체성으로 새로운 종교나 이념 탄생할 수도"
극단적 정치 상황…언론과 사법부의 독립성 중요해
정보 다이어트 통해 기존 지식 소화하는 시간 필요

▲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넥서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넥서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방문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AI 혁명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가져갈 수 있도록 인간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발 하라리는 20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노무현시민센터에서 'AI와의 공존은 가능한가? AI의 의미와 본질,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열린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발 하라리는 "많은 빅테크 기업이 경쟁자들을 이기기 위해 서둘러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것이 인류의 멸종, 절멸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자신들이 무분별하게 개발한 AI를 인간보다 더 신뢰할 때 인류의 비극이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발 하라리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을 펴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그는 인간의 행동이 신화와 종교 등 허구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한다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며 미래 사회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지난해 발표한 책 '넥서스'를 통해서는 친구인지 적인지 모를 AI 혁명을 다루며 그 의미와 본질을 설파했다.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조망했다.

유발 하라리가 생각하는 AI 기술의 핵심은 '주체성'이다. 앞으로는 AI가 인간의 지시가 아닌 주체적이면서도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에 AI가 인간이 원하지도 않은 새로운 종교나 이념까지도 주체성을 가지고 만들게 되면 이는 대단히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넥서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넥서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발 하라리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극단적 정치 상황에 대해 '언론'과 '사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쿠데타는 집권 정당이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에 의한 친위쿠데타가 훨씬 더 많이 일어났다"며 "그럴수록 정부의 힘을 제한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가 중요한데, 그게 바로 자유로운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주의 정권들은 혐오와 긴장을 발판으로 번성한다"며 "AI 알고리즘이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퍼트려 서로에 대한 증오와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 그것이 인간 사이에 널리 유통되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소통'과 '신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혐오와 긴장, 증오와 공포를 줄이는 방법에 관해 유발 하라리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선의의 측면에서 봐주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그 사람의 동기에 대해서 좋은 방면으로 해석하려고 할 때 소통과 신뢰가 형성한다"라고 전했다.

유발 하라리는 AI의 발전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정신적 유연성을 갖추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폭넓게 가져가야 한다"라고 전했다. AI가 발전할수록 노동자들이 새로운 지식이나 학습에 관한 유연성과 개방성을 함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끝으로 그는 '정보 다이어트'를 언급했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새로운 정보를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과식하면 몸에 좋지 않은 것처럼 정보도 너무 많이 흡수하면 안 된다. 이미 내 안에 있는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정보에 노출될 시간을 줄여야 한다. 즉 내가 어떤 정보에 노출됐다면, 그것을 소화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게 무척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연기의 정점"…이병헌이 사는 ‘삼성동 SK아펠바움’은 [왁자집껄]
  • [르포] 폐플라스틱을 씻고 부숴 페트칩으로…삼양에코테크 시화공장
  • 27년 만 보험료율 인상이지만…자동조정장치 도입 없이는 '현상유지'
  • 프로야구 개막 D-2…직관 가기 전 봐야하는 '2025시즌 변화' [이슈크래커]
  • 이진호, 故 김새론 美 결혼설 폭로에 누리꾼들 싸늘…"이게 무슨 상관?"
  • 韓총리 24일 탄핵 선고, 尹은 안갯속...술렁이는 정치권
  • "토허제 재지정, 부동산 망쳐"…곳곳서 탄식 쏟아졌다
  • 2025 벚꽃 개화 시기·벚꽃 명소·벚꽃 축제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오늘의 상승종목

  • 03.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6,356,000
    • +2.15%
    • 이더리움
    • 2,936,000
    • -1.84%
    • 비트코인 캐시
    • 502,500
    • +0.2%
    • 리플
    • 3,669
    • -1.66%
    • 솔라나
    • 192,500
    • -0.31%
    • 에이다
    • 1,095
    • +0.92%
    • 이오스
    • 839
    • +0.36%
    • 트론
    • 341
    • +0.59%
    • 스텔라루멘
    • 422
    • -1.86%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350
    • +0.98%
    • 체인링크
    • 21,560
    • +0.98%
    • 샌드박스
    • 429
    • -0.2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