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동한 가운데 향후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민관 협력 모델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10시 이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이 대표와 만나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회장이 이 대표와 만난 건 공식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바쁘신 일정에 SSAFY 방문에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지고 우리 사회와의 동행이라는 이름 아래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청년들을 위해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SSAFY를) 끌고 왔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도 잘산다”며 “경제 성장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견인차 역할을 잘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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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요즘은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와는 달리 청년들이 기회를 찾기가 힘든 것 같다”며 “청년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삼성에서 역량을 쏟아주고 계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SSAFY는 삼성이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상으로 운영하는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과 교육생 간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업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개발자를 양성한다.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현재 약 1만1000여 명의 청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이 회장과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있어서 정부 및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향후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민관 협력 모델 구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현장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있어서는 정부의 단순한 지원뿐 아니라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평상시 말씀을 했다”며 “AI 인력을 양성하는 데 어떻게 민관 협력 모델 만들 수 있을지 현장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연구개발(R&D) 직군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안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논의는 다뤄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업계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탄력적인 근로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간 합의가 길어지면서 공회전 중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은 전날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핵심 개발자들이 연장 근무를 더 하고 싶고, 더 연구에 집중하고 싶어도 현재 규제로 개발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게 현재 실정”이라며 “임직원의 건강권과 선택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개발 경쟁력이 근무 시간에 의해 제약받지 않도록 정부 및 국회와 논의해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