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동결에 반등 분위기
내달 초 美상호관세 발표 ‘코앞
전문가들 “변동성 확대 가능성 높아”

기술주 상승에 베팅한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안감에 급락하던 미국 증시가 19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소식에 반등하는 등 오르내림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올해 들어 △테슬라(21억6017만 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16억3073만 달러) △팔란티어(3억9139만 달러) △엔비디아(3억1103만 달러)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2억5623만 달러) 등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기술주 또는 기술주의 일간 수익률 2배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한 셈이다.
지난해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호황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양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주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해에만 31% 가까이 상승했다. 연말에는 1971년 지수 출범 후 처음으로 2만 선을 넘기도 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18일 기준)도 △테슬라(147억 달러)와 △엔비디아(105억 달러) △애플(39억 달러) △팔란티어(29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9억 달러) 등의 기술주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올해 들어 미국 기술주가 폭락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테슬라는 10일 하루에만 15%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38%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주가가 460달러를 넘어서며 500달러 돌파 기대감도 컸으나, 현재는 200달러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련 뉴스
2배 레버리지 ETF로 기술주에 많이 투자한 서학개미는 손실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추종해, 하락장일 때 누적 수익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져서다.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 장에서 위험 부담이 더 클 수박에 없다. 테슬라는 17일 238.01달러, 18일 225달러, 19일 235.86달러에 마감했다. 누적 수익률로는 19일 주가가 17일보다 0.90%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 2배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는 17일 8.34달러, 18일 7.47달러, 8.34달러에 마감했다. 19일 주가가 17일보다 2.40% 떨어졌다. 하락률이 테슬라 주식의 2배가 넘는다.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소폭 상승했다는 점은 투자자에게 안도감으로 작용했다. 다만 여전히 기술주에 대한 의구심이 커 주가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기세가 강하다”며 “미국 예외주의 근간인 ‘미국 기술의 압도적 우위’ 평가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가 관세 전쟁에 따른 혼란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2일에는 트럼프 관세 정책이 다수 예정됐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미국은 현재 전환 기간이라고 선포하면서 정책에 따른 경기 및 자산시장 변동성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발언한 만큼 경기침체 공포 심리에 따른 추가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