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장관, 방미…상무·에너지 장관과 면담
“건설적인 대안 모색할 것”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추가한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국무부가 사태 진화에 나섰다. 과학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동연구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약이 생길 상황이어서 우리 정부는 미국 관계부처와 ‘지정 해제’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과학적 연구 협력에서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배경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는 에너지부가 지정한 것”이라며 “해당 부처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월 초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추가했다는 사실이 이달 뒤늦게 밝혀졌다. 민감국가에 추가되면서 인공지능(AI)과 원자력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미 연구 협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나아가 우리 정부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이번 민감국가 지정은 4월 15일부터 시효된다. 한국이 민감국가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미국 에너지부 산하기관과 연구개발(R&D)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단순히 기관을 방문할 때에도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련 뉴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번 민감국가 사안이 외교·안보와 별개인 보안 문제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전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민감국가 지정과 관련해)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의 보안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민감국가 지정해제를 위해 뒤늦게나마 움직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1일 이틀간 일정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각각 면담한다.
안덕근 장관은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의를 통해 미국의 우려 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기타 가스 분야 등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사안이 많다”라며 “전반적인 에너지 협력을 논의하고, 민감국가 관련한 문제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라이트 장관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번 방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직접 거론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한국 참여’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안 장관은 “지금 시점에 해당 프로젝트를 예단하기 어렵다”라면서도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서 미국 정부가 준비하는 여러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