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카카오 정신아…리더십 시험대

입력 2025-03-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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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AI 대중화·글로벌 진출·사회적 책임 강화 등 주요 과제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 벗어나 내부통제 강화·구심력 강화

▲정신아 의장이 18일 열린 경영 워크숍 ‘원 카카오 서밋(One Kakao Summit)’에서 AI 대중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정신아 의장이 18일 열린 경영 워크숍 ‘원 카카오 서밋(One Kakao Summit)’에서 AI 대중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28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책임감이 더욱 막중해졌다. 정 대표는 지난해 닥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타개하고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올해부터는 AI 대중화, 글로벌 시장 확장, 신뢰 회복이라는 더 큰 과제들이 놓여 있다. 특히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상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며 그룹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사임했다. 이에 정 대표가 카카오 전체를 지휘하게 됐다. 카카오의 위기가 느슨한 내부 통제와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 정 대표는 취임 이후 분산된 조직의 힘을 본사 중심으로 모으며 그룹 장악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김 창업자의 구속으로 카카오가 창사 최대 위기에 직면하자, 정 대표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계열사 쇄신과 AI, 카카오톡 등 핵심 사업 강화에 집중했다.

정 대표는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계열사를 대폭 정리했다. 그 결과 2023년 5월 147개였던 계열사는 2024년 2월 기준 116개로 축소돼 20% 이상 줄었다.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을 운영하는 와이어트, 세나테크놀로지, 크로스픽쳐스 등의 계열사를 정리했으며,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골프용품 및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최근에는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 분사를 추진 중이다.

경영 위기와 콘텐츠 사업 부진 속에서도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 성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난해 매출은 7조87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고 영업이익이 4915억 원으로 전년보다 6.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카카오톡도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트폼의 강세 속에서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꾸준히 늘리며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 카카오톡의 MAU는 4895만 명으로 전년 대비 49만 명 늘어났다.

올해 카카오가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AI 경쟁력 강화다. 카카오는 각종 사법 리스크로 인해 AI 기술 개발에서 경쟁사들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생성형 AI시장 선두 주자인 오픈AI와 협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오픈AI 기술을 카카오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해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한층 강화 할 뿐만 아니라 AI 생태계 확장과 AI 대중화의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는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출시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수익화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정 대표의 전략적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다.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정 대표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웹툰과 게임 등에서 강점을 보유한 만큼, 이를 활용해 글로벌 플랫폼 및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국내 플랫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 대표는 웹툰·게임·AI 등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계열사의 독과점 논란, 주가 하락, 경영진 먹튀 논란 등으로 흔들린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무통인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내정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신뢰 회복 방안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의 미래는 정 대표가 핵심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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