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추진 전망
면세업 전체 매출서 83% 차지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면세사업이 장기간 불황에 빠지면서 이 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우던 호텔신라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호텔신라는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신사업 추진 등 호텔·레저 부문 경쟁력 제고를 돌파구 전략으로 내걸었다.
호텔신라는 20일 서울 중구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52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추가하는 변경안과 이사선임 등 6가지 의안을 통과시켰다. 미래사업을 고려한 조치라는 게 호텔신라의 설명이다.
업계는 호텔신라가 사업목적에 추가한 신규 사업 가운데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호텔신라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레지던스 사업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2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버산업 시장의 성장성이 큰 만큼 호텔업계는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활발하기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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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는 2022년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를 론칭했다. 올 하반기에 서울 마곡지구에 ‘VL 르웨스트’를 오픈하는데, 호텔롯데는 VL 르웨스트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시니어 주거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호텔신라의 매출을 떠받치고 있는 건 면세사업이다. 호텔신라IR 자료에 따르면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3조94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지만 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어 615억 원의 당기순손실도 냈다.
호텔신라의 전체 매출 가운데 면세(TR)부문의 매출 비중은 약 83%에 달한다. 면세사업이 성패에 따라 호텔신라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셈이다. 작년 국내 면세업계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는 줄줄이 영업손실을 내며 사실상 역대 최악의 실적을 받아 들었다. 고환율 등으로 인한 판매 부진,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 수수료 등이 겹친 탓이다.
호텔신라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 등을 추가한 건 면세사업이 장기간 부진하자 호텔·레저 부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호텔·레저 부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걸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제52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업의 본질에 집중해 더 과감한 새로운 시도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면서 “더 신라(The Shilla) 브랜드의 상품력과 위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외 최적의 입지에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한편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에 국한되지 않은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각 호텔별 로컬의 특생을 살린 맞춤형 상품개발을 통해 고객의 경험 가치를 극대화하고 지역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고객관점에서 매력적인 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운영 효율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