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반등 신호' 이차전지 업계, 전기차 '캐즘' 뚫고 본격 회복하나

입력 2025-03-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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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15조 추정 대규모 공급 계약 체결
삼성 SDI, LG엔솔도 연이어 호재 발표
전문가 "업황 반등하겠지만, 시기가 문제"

(사진=오픈AI 달리)
(사진=오픈AI 달리)

국내 이차전지 업계가 대규모 공급 계약과 신제품 출시 소식을 연이어 발표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니켈 가격 상승과 전기차 시장 성장세도 업황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본격적인 업황 반등은 내후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일 자회사 SK온이 닛산 대상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에 따르면 SK온은 2028년부터 6년간 총 99.4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공급량을 토대로 계산하면 그 규모가 15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약 잠재 후보로는 파나소닉,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 솔루션즈(PPES) 등 일본 배터리 업체, 닛산이 합작으로 설립한 엔비전(Envision) AESC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온의 이번 계약은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동시다발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SDI는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46시리즈(지름 46㎜) 배터리를 1분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주총에서 46시리즈 배터리를 공급하는 수조 원대 신규 수주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는 11일 3조5000억 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오전에는 미국 현지 리튬인산철(LFP) 기업 미트라켐에 약 145억 원을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증권가는 이번 미트라켐 투자는 엘앤에프가 기존 양극재 사업에 더해 LFP로 사업을 넓혀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연중 최고치를 연거푸 경신하는 점도 업계 호황을 뒷받침한다. 통상 니켈 가격 상승은 배터리 제조사가 원가 증가분을 전기차 업체에 전가하기 쉽게 만들어 수익성 유지에 유리하다.

부정적인 전망도 여전히 나온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 등급 강등을 통보받았다. 무디스는 대규모 부채와 자회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 투자 등급을 기존 ‘Baa3’에서 ‘Ba1’로 조정하며, 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삼성SDI의 경우 이번 분기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2995억 원이다. 증권가의 적정주가 컨센서스는 1년 전과 비교하면 49.3% 감소했다.

이차전지 업황이 개선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저가형 전기차 위주로 수요가 있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은 저가형에 잘 들어가지 않는 하이니켈 배러티를 주로 양산하기 때문에 당장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46시리즈 배터리 본격 양산이 반등 트리거라고 생각하며, 그 시기는 2027년 정도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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