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조 원 이상 고객 대상 서압구정골드클럽센터
맞춤형 문자 보내고 경제 현안 설명 세미나도 제공
올해 '역량 강화맵 제도' 운영…PB 양성 체계 탄탄
심혜진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센터장의 하루는 오전 7시에 시작된다. 올해로 15년 차 프라이빗 뱅커(PB)인 그가 출근하자마자 들여다보는 것은 전날 해외 증시 동향이다. 주요 손님의 상품별 수익률도 체크한다. 그다음 손님에게 '맞춤형 문자'를 보낸다. 월간, 주간, 매일의 환율과 최근 시장 동향이 주요 내용이다. 손님에 취향에 맞는 짧은 시를 함께 보내기도 한다.
심 센터장은 자산관리 상황 리뷰나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경우 손님과 대면 미팅을 진행한다. '돈 굴리는 법'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자녀 결혼 등 각종 고민 상담도 이뤄진다. 그가 미팅 시작 전 "손님이 오는 게 아니라 손님의 '인생'이 온다"고 속으로 수차례 곱씹는 이유다.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최초로 프라이빗 뱅킹(PB)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후 올해로 'PB 서비스 30주년'을 맞았다. 하나은행에서 자산관리 업무만 28년째 맡아온 심 센터장이 손님을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다.
그는 "업무 범위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며 "자동차를 살 때, 자녀가 결혼이나 독립을 할 때, 사업 운영에 문제가 있을 때 등 무엇이든 물어보시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린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일에 따라 세무사, 회계사, 기업금융전문가(RM)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연결해주는 게 PB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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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센터장이 지난해 1월부터 근무 중인 서압구정골드클럽센터는 금융자산이 5억 원 이상인 자산가들을 관리하는 곳이다. 센터를 찾는 고객들은 주로 40대 이상이고, 70~90대 고령자도 많다. 직군은 법조인, 의사, 최고경영자(CEO), 엔터테인먼트 사업 종사자 등 다양하다. 센터가 있는 압구정은 대형 백화점이 있는 역세권인 데다 신현대아파트 재건축 이슈 등이 있어 부동산 매수 열정이 큰 손님들이 자주 찾는다. 고객 연령대가 높아 상속 상담도 1년에 2~3건가량 진행한다.
심 센터장이 PB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50대 CEO다. 법인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하나은행을 찾은 CEO에게 심 센터장은 법무법인과 세무법인을 연결해 서류 검토, 모의 세무조사 등을 실행했다. 이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상담도 진행했다. CEO는 하나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서비스를 통해 미국에서 부동산도 구매했다. 은행 맞선행사로 자녀 결혼도 성사됐다. 지금은 하나 리빙트러스트 서비스를 통해 상속 등 은퇴 솔루션까지 제공받고 있다. 심 센터장은 "한 분의 인생을 설계해드리고 있는 것"이라며 "PB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심 센터장이 꼽는 하나은행 PB 서비스의 장점은 '맨파워'다. 하나은행에는 심 센터장처럼 전문성을 갖춘 정규 PB가 310명, 이들을 지원하는 PA가 306명 있다. 촘촘한 인력 양성 체계도 갖추고 있다. 1년에 한 번 PB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해 '예비 PB'를 선발하고 성과와 평판을 평가해 최종 선발한다. PB가 된 이후에도 교육은 끊이지 않는다. 올해부터는 '역량 강화맵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직무 관련 자격증을 따고, 최신 자산관리 트렌드를 파악하며 신탁 및 연금 상품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제도다. 'PRM(PB+RM)' 강화 연수, 대학연계 전문 PB 육성 강의를 들을 기회도 열려 있다.
심 센터장은 하나은행 PB를 찾는 손님에게 바라는 한 가지가 '신뢰'라고 했다. 손님이 얼마나 PB를 믿고 장기간 자산관리를 맡기는지, 얼마나 솔직하게 본인의 상황을 얘기하는지에 따라 서비스의 방향과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 센터장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손님과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