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에 ‘차이나 쇼크 2.0’ 덮친다…“전 세계 일자리 파괴”

입력 2025-03-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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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잉공급에 신흥국들 고용 위협
인니 섬유산업 일자리 4분의 1 사라져
멕시코·태국 등 저가 중국산 수입품 견제 나서

▲사진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한 상가 건물이 지난해 2월 4일(현지시간) 방치된 채로 있는 가운데 곳곳에 ‘판매됐다’, ‘임대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한 상가 건물이 지난해 2월 4일(현지시간) 방치된 채로 있는 가운데 곳곳에 ‘판매됐다’, ‘임대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더 많은 저가의 중국 수출품들이 다른 지역으로 향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신흥국들의 일자리 손실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차이나쇼크 2.0’이 전 세계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섬유·필라멘트 실 생산자 협회’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년간 섬유와 의류 산업에서 약 2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올해에는 5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몇 년 만에 해당 분야의 일자리 4개 중 하나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이러한 속도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240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간 ‘차이나쇼크’보다 훨씬 빠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6일 “중부 지역에서 최근 폭력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신발과 섬유산업에서의 대규모 실직과 관련 있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 등 다른 나라도 실업 사태를 우려해 반덤핑 조사, 저가 수입품에 대한 세금 인상 등 물밀 듯이 밀려오는 중국산 수입품 억제에 나섰다.

고든 핸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도시정책학 교수는 “이것은 ‘차이나쇼크 2.0’ 또는 ‘차이나쇼크 3.0’”이라며 “중국은 엄청난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상품은 어딘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집권 1기 이후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축소됐음에도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같았다. 많은 신흥 경제국이 2017년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크게 늘렸다. 실제로 중국 총수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4%에서 지난해 4.5%로 뛰었다. 인도네시아의 비중은 1.4%에서 2.1%로, 인도는 2.9%에서 3.4%로, 브라질은 1.2%에서 2.0%로 각각 커졌다.

이중 상당 부분은 중국산 휴대전화, 의류, 가전제품과 같은 완제품이지만 미국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향하는 부품과 재료 수입도 급증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글로벌 공급망에 변화를 일으켰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중국 정부가 올해 경기부양책 초점을 ‘내수’에 맞추고 있지만, ‘5% 안팎’이라는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수출의 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경 부동산시장 거품 제거에 나서면서 중국은 수출 증대가 더 절실해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해 무역 흑자는 1조 달러(약 1460조 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신흥국의 일자리 손실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중국에 대한 관세를 10%씩 추가로 총 20% 인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잃어버린 주문을 대체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저가의 물건을 팔게 되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나라가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자국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저렴한 자금조달원인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차단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메버 쿠진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 무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며 “중국산 상품과의 경쟁은 많은 기업에 분명한 도전이며, 중국이 수출 다각화를 꾀하면서 이러한 추세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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