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포함해야 40억원 넘어
미래에셋 최현만 고문 67억 수령
업계, 리테일 수익성 확보 공략

지난해 증권업계 고액 연봉자에 현직 대신 퇴임 최고경영자(CEO) 또는 임원들이 속출했다. 증시 불황과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채권평가 손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이 불어나면서 사업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퇴직금으로 60억 원 넘게 받은 전임 대표도 나와 눈길을 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은 지난해 퇴직금을 포함해 66억97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3억 원에 상여 25억6300만 원, 퇴직소득 38억34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2023년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전 사장은 59억4900만 원의 연봉을 받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급여는 1억2500만 원, 상여 8억6000만 원이었지만, 퇴직금으로 48억9800만 원을 받았다. 퇴직금에는 NH투자증권에 재직했던 18년 8개월 동안 쌓인 성과급 41억20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정 전 사장이 퇴임 후 메리츠증권 기업금융(IB)부문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송창하 전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장(상무)도 퇴사행을 택했다. 송 상무는 NH투자증권에서 퇴직 소득 9억7600만 원 등 총 16억200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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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NH투자증권에서 송원용 이사대우가 17억5500만 원을, 심기필 전무가 14억5300만 원을 챙겼다. NH투자증권의 고액 연봉 상위 5인 중 현직에 몸담고 있는 인물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유일하다. 윤 사장은 취임 첫해 보수로 17억2600만 원을 받았다.
키움증권의 경우 황현순 전 사장과 박연채 전 부사장이 각각 14억1130만 원, 9억2331억 원을 받아 고액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황 전 사장은 지난해 3월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사람인 대표에, 박 전 부사장은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인 새한창업투자로 떠났다. 현직 대표인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의 보수가 6억716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 밖에도 최연묵 메리츠증권 준법감시인(상무)이 퇴직금 3억9100만 원, 상여금 2억9100만 원 등 총 8억600만 원을 받았고, 삼성증권에서 기업금융(IB) 1부문장을 맡았던 이재현 전 부사장은 22억4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전 부사장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증권가 사업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수십억 원대 성과급을 챙긴 임직원이 자취를 감췄다. 이는 부동산 호황이 불던 2022년 증권가 고액연봉자 중 절반 가까이 또는 부동산 PF 임원이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진영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투자금융총괄 사장은 지난해까지도 연봉만 65억6700만 원을 수령했다.
부동산 시장이 고꾸라지고 IB 사업 본부 내 ECM(주식발행시장), DCM(채권발행시장)의 수수료 경쟁력이 하락하자 증권사들은 최근 S&T(세일즈앤트레이딩), WM(자산관리) 등 다른 부문 수익성 확보를 공략하고 있다. PF 강자로 알려진 메리츠증권도 정통 IB를 강화하면서 미국 주식을 포함한 브로커리지(주식중개) 강화로 눈을 돌리고 공격적인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