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D-2…직관 가기 전 봐야하는 '2025시즌 변화' [이슈크래커]

입력 2025-03-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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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키움 선발 정현우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키움 선발 정현우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시범경기로 예열을 끝낸 '2025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개막이 어느덧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2일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서울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SSG 랜더스(인천 SSG랜더스필드), 키움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한화 이글스-kt wiz(수원 케이티위즈파크),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는 겨울잠을 자다가 깨어난 야구 팬들을 본격적으로 맞이합니다.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펼치면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일 예정인데요. 개막 2연전과 올스타 휴식기 직후 4연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3연전으로 편성돼 8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야구 팬들의 관심은 전초전 성격인 시범경기부터 뜨거웠습니다. 시범경기 첫 주말 2연전은 물론 평일인 월요일까지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쓰며 역대급 흥행 조짐을 보인 건데요. KBO에 따르면 올해 시범경기 42경기에 총 32만1763명의 관중이 입장해 평균 7661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종전 시범경기 평균 최다 관중 기록인 2012년 7470명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특히 9일에는 시범경기 최초로 하루 7만 명 넘게 입장하면서 역대 시범경기 일일 최다 관중(7만1288명) 신기록까지 썼죠.

올 시즌은 더 특별합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또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개정된 규칙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각 팀도 진용을 새롭게 꾸리면서 또 한 번의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나섰죠.

▲17일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에서 LG 박해민이 NC 김태경에게 다가가고 있다. (출처=유튜브 채널 'MBCNEWS')
▲17일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에서 LG 박해민이 NC 김태경에게 다가가고 있다. (출처=유튜브 채널 'MBCNEWS')

올해 프로야구, 뭐가 바뀌나…시간 단축에 총력

야구의 진입 장벽은 바로 시간입니다. 각 이닝은 정해진 시간이 없고 3아웃을 기록할 때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한 경기가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죠.

2000년대 초반 스포츠 팬들이 야구를 등한시하자 KBO리그는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리그에 시간제한을 둔 건데요. 공수 교대 시간제한 규정을 도입하고, 감독과 코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도 줄였습니다. 그러나 플레이 시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는데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평균 3시간 10분 이상짜리 경기를 치러왔죠. 특히 2014년엔 한 경기 평균 시간이 역대 최고인 3시간 27분을 찍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KBO리그는 피치 클록(pitch clock)을 지난해 시범 도입하면서 변화를 꾀했습니다. 피치 클록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2023시즌 도입한 제도인데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투수 및 타자의 준비 동작에 시간제한을 두는 방식입니다. 애초 지난 시즌 정식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도입 시기를 1년 늦춰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때 25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하고요. 타자는 33초 이내 타석에 들어서야 합니다. 포수는 피치 클록 종료 9초 전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 전 양발을 타석에 두고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합니다. 위반 시 투수는 볼 1개, 타자는 스트라이크 1개를 각각 받죠. 참고로 MLB보단 시간이 넉넉한 편입니다. MLB는 투수의 경우 주자가 없을 때 15초, 있을 때 18초 이내에 투구를 마쳐야 하는데요. KBO는 투구판 이탈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죠. MLB는 2회로 제한합니다.

타석 당 타자들의 타임아웃 요청 가능 횟수도 기존 한 차례에서 새 시즌 2차례로 늘었고요. 12회까지 치르던 연장전도 11회로 줄였습니다. 11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무승부로 끝나죠.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도 기존 2분 20초에서 2분 10초로 10초 줄였고요. 이닝 교대 시간은 현행 2분에서 2분 10초로 늘었습니다.

비디오 판독 센터에는 호크아이 리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복수의 영상을 하나의 화면에서 동시에 표출할 수 있어 더 정확할뿐더러 더 빠른 판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입 전까지는 비디오 판독 시 경기 중 확보한 복수의 영상 중에서 화면당 한 개의 영상만 확인할 수 있었죠.

다만 선수들의 적응이 관건입니다. 실로 시범경기에서부터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지는, 이례적인 모습이 펼쳐졌는데요. 다름 아닌 피치 클록 때문에 생긴 오해 때문이었습니다.

17일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당시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LG 박해민은 볼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투수를 바라보지 않은 채 평소 본인의 루틴대로 타격 자세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NC 선발 김태민이 와인드업 후 공을 던졌고, 거의 동시에 박종철 주심이 타임을 선언했지만 한발 늦었습니다. 놀란 박해민은 '타격 준비가 안 됐는데 왜 투수가 공을 던지냐'는 취지로 박 주심에게 항의했는데요. 김태경은 당황한 얼굴로 백스톱 상단에 위치한 피치 클록을 가리키며 상황을 설명하는 듯했죠.

그러나 김태경을 바라보던 박해민이 마운드로 걸어가면서, 이내 LG와 NC 양 팀 선수 모두가 더그아웃으로 쏟아져 나오는 벤치 클리어링 국면이 시작됐습니다. 시범경기에서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LG 선수들은 흥분한 박해민을 말렸고, NC 고참들이 중간에서 상황을 중재한 끝에 상황은 작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죠.

경기 후 김태경은 "투구할 때 곁눈질로 타이머를 보면서 투구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타자가 준비됐다고 생각하고 투구를 했다. 착각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박해민도 "부상 우려에 감정이 올라왔다"고 설명했죠. 투수 김태경은 피치 클록을 의식해 조급한 마음으로 타자 박해민의 준비 동작이 끝났는지 확인하지 않고 곧장 투구에 나선 거고요. 박해민은 피치 클록 도입 영향으로 투수들의 투구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 본인 루틴에 많은 시간을 들인 겁니다. 또 주심이 조금 더 빠르게, 적극적으로 투수의 투구를 제지했을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결국 선수도, 심판진도 피치 클록에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운 셈이죠. 참고로 이번 시범경기에서 피치 클록 위반 사례는 총 17회(투수 13회·타자 4회) 나왔습니다.

▲(출처=KBO 리그 공식 사이트 캡처)
▲(출처=KBO 리그 공식 사이트 캡처)

ABS 조정하고 3피트 라인 확대…퓨처스 리그도 변화

KBO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도 손봤습니다. 스트라이크 존 크기는 기존과 같지만 높이를 지난 시즌보다 0.6%포인트(p) 낮췄는데요. 키가 180㎝인 선수 기준 약 1㎝가 더 낮아지는 셈입니다.

'고작 1㎝?'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 변화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존은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 요소인데요. ABS는 홈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할 때 '스트라이크'로 판정됩니다. 그간 투구 궤적이 수평 혹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사이드암 투수들이 던지는, 떨어지는 체인지업 등이 자주 볼로 판정됐는데요. 이번 하향 조정으론 이 같은 공들이 더 쉽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예컨대 타자가 볼이라고 생각하고 놔둔 커브볼이 이전에는 낮아서 볼 판정을 받았다면, 이제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높은 코스에서 스트라이크였던 공은 볼이 될 수 있죠.

주루플레이를 할 때 주자가 달릴 수 있는 주로인 3피트는 확대했습니다. 기존 주자들이 달릴 수 있는 주로는 파울라인과 그 오른쪽 3피트 라인 사이였는데요. 올 시즌부턴 1루 파울라인 왼쪽 흙 부분부터 바깥쪽 3피트 라인 사이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다만 잔디를 밟고 뛰었다고 해서 반드시 주자 아웃은 아니며, 내야 잔디 부분을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는 야수를 방해했다고 심판원이 판단했을 때 규칙 위반 아웃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 구장 1루 파울라인 안쪽 흙 너비를 최소 18인치(45.72㎝)에서 최대 24인치(60.96㎝)로 통일했는데요. 주자의 주로 범위를 명확히 정하면서 타자가 겪던 불편함과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비디오 판독 대상 플레이도 확대되면서, 내·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또는 타자의 파울·헛스윙 판독 시 타석 안쪽뿐 아니라 타석 바깥에서의 주루 과정에서 몸 또는 경기 용구에 공을 맞았는지 여부도 판독 대상에 포함되고요. 모든 구장에는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해 투수 구속이 모든 구장에서 같은 조건으로 측정 및 표출되게 합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 제도도 개정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우천 등으로 경기를 중단해야 할 경우 노게임, 강우 콜드는 적용하지 않고 서스펜디드 규정만 적용하는데요. 또 지난 시즌까지 서스펜디드가 된 경기를 기존 경기 날 같이 치렀지만, 이젠 하루에 한 경기만 치르고 기존 편성 경기는 다음 날로 연기합니다.

KS 홈 경기 편성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정규시즌 1위 팀은 연고지에서 1∼2차전을 치른 뒤 3∼5차전은 원정 경기를 치르며, 그리고 6∼7차전은 다시 홈에서 펼칩니다. 이밖에 시즌 종료 후 열리는 시상식에는 올해의 감독상을 신설하기로 했죠.

그런가 하면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먼저 도입하는데요. KBO는 퓨처스리그 일부 구장에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시범 도입해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KBO리그에서 도입 여부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1위 구단과 북부리그 1위 구단이 단판 승부로 최강팀을 가리는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도 신설했죠.

▲(출처=연세유업 제공, 블루밍테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선물하기, 산산기어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연세유업 제공, 블루밍테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선물하기, 산산기어 인스타그램 캡처)

야구 팬들 잡아라!…팔 걷어붙인 유통업계, 내가 찜한 굿즈는?

각종 규정을 신설하고 보완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려는 KBO인데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또 신기록을 쓸지도 주목됩니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야구 사상, 아니 역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바 있죠.

열기를 이어받은 올해도 벌써 관심이 뜨겁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는 '프로야구 예매', '직관 꿀팁', '야구장 맛집' 등 키워드가 일찌감치 등장한 상황입니다.

트렌드에 빠삭한 유통업계도 팬심 잡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두산베어스·연세우유와 손잡고 '연세우유먹산생크림빵'을 선보이는데요. '두산'이 아닌 '먹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다름 아닌 두산 팬들의 먹성 때문입니다. 두산 팬들은 원정 경기를 뛰면 구장별로 음식을 매진시키고, 경기장 주변 맛집을 섭렵한다는 목격담(?)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등에 '양의지'가 적힌 두산 팬을 따라가면 맛집이 나온다는 말도 마냥 농담으로 치부할 순 없습니다.

SPC삼립은 KBO와 협업해 띠부씰이 들어 있는 '크보빵'을 내놓고요. 웅진식품도 KBO와 손잡고 각 구단 마스코트로 디자인된 하늘보리 패키지를 출시합니다.

G마켓과 옥션은 '프로야구 직관의 모든 것' 기획전을 통해 팬들이 직접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특가로 선보입니다. 롯데온, SSG닷컴은 각각 롯데 자이언츠, SSG 랜더스의 공식 브랜드관에서 공식 유니폼을 비롯해 응원 도구, 생활 잡화 등 주요 굿즈를 공개하고 있죠. 한정판 유니폼 등의 경우 빠르게 품절돼 속도가 생명입니다.

이밖에도 패션 플랫폼 무신사,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산산기어, 디자인 스튜디오 블루밍테일이 각각 키움, 삼성, LG와 협업해 관련 굿즈를 선보이는 등 패션 업계도 야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현우(키움), 고교 무대에서 최고 156㎞의 강속구를 뿌린 정우주(한화),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NC전에서 목지훈을 상대로 홈런을 쳐낸 여동욱(키움) 등 뉴페이스들의 활약도 기대되는데요. 여러모로 다채로운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이죠.

다만 함정은 티켓이 없다는 겁니다. 22일 개막전 티켓은 일찌감치 다 팔려나갔는데요. 15일 예매 사이트에 20만 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놀라움을 자아냈죠. 지난해 개막전 예매 당시 9만여 명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티켓 거래 사이트, 각종 SNS에서는 고가 재판매가 이뤄지고 있기도 한데요. 티켓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전언이니, 꼭 주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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