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대체로 호조...증시 낙폭 제한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1포인트(0.03%) 내린 4만1953.3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2.40포인트(0.22%) 밀린 5662.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9.16포인트(0.33%) 하락한 1만7691.6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대 안팎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이 시장의 안도감을 형성한 영향이었다.
하지만 연준 발(發) 랠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 장 초반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둘러싼 불안감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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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관세가 경제에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면서 “연준은 금리를 내리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면서 “옳은 일을 하라”고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상호 관세 발효일로 못 박은 4월 2일에 대해서는 “미국의 해방일”이라고 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가 글로벌 관세전쟁 격화와 세계 경제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확산했다. 여기에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 ‘신중모드’가 강해진 것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전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낮추는 대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전망치는 높였다는 점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강세 시장은 노령으로 죽지 않는다”며 “공포로 죽고, 특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경기 침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치닫지는 않지만, 관세 때문에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여전히 모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 낙폭을 제한했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는 2월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3% 하락한 101.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0.2% 하락)보다 더 큰 하락 폭이다.
반면 지난 15일에 마감한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3000건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건)를 밑돌았다. 2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전월 대비 4.2% 증가해 3.2% 감소했을 것이란 전문가 전망과 달리 반등을 나타냈다.
미국의 지난 4분기 경상 적자는 소폭 축소됐다. 미국 상무부는 2024년 4분기 경상 적자가 전 분기 대비 63억 달러(2.0%) 감소한 3039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3255억 달러 적자)보다 작은 적자 규모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0.01%포인트(p) 하락한 4.2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0.01%p 밀린 3.96%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는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36% 오른 103.80을 나타냈다.
가상자산은 약세를 나타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오전 7시 3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22% 떨어진 8만4063.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3.35% 하락한 1975.98달러에, 리플은 4.22% 내린 2.4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