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일·중) 거시경제 조사기구(AMRO)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종전(1.9%) 전망보다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내수 회복 가능성에도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무차별적 관세 정책 등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MRO는 이날 이러한 내용의 '2024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AMRO는 아세안+3 경제동향을 분석·점검하고 회원국 경제·금융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로 2011년 싱가포르에 설립됐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AMRO 미션단이 한국을 찾아 기재부, 한국은행 등 정부 부처 및 관계 기관과 실시한 연례협의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AMRO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등의 영향으로 2024년(2.0%)보다 0.4%p 하락한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AMRO는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비교적 큰 폭인 0.3%p를 낮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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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상보다 낙폭이 커 AMRO 측에 이유를 물어봤는데 미 관세정책 영향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은 국내 식료품 가격 안정화·글로벌 에너지 가격 둔화 등에 따라 2024년(2.3%) 대비 0.4%p 하락한 1.9%로 전망했다. 종전(1.8%) 전망과 비슷한 수치다.
한편 AMRO는 인플레이션 상방리스크로 △중동·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갈등 심화 △이상기후 등에 따른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 등을 언급했다. 성장 전망 하방리스크로는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의 갑작스러운 둔화 △미국의 급격한 관세 인상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소비자 심리 약화 등을 지적했다.
그밖에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남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 저소득 가구의 부채 상환 능력과 비은행금융기관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AMRO는 한국 경제 정책에 대해 "최근 긴축적 통화정책 완화가 내수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헀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부동산 PF 연착륙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비은행금융기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특히 재정준칙 법제화 등 재정규율을 강화하고 세입 확충 등 지출효율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제조업 부문 회복력 및 역동성 강화에 더해 출산율 제고 등 인구구조 변화 대응, 연금·건강보험 개혁 등 구조적 문제 대응 중요성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