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경쟁 약물 대비 생존기간 개선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유럽폐암학회(ELCC)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지닌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1차 요법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을 비교한 임상 3상 ’마리포사(MARIPOSA)’의 논문 초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중앙 추적 관찰 시점인 37.8개월까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대비 사망 위험을 2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추적 관찰 시점까지 타그리소의 전체 생존 기간(OS)은 36.7개월로 확인됐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은 OS 중앙값을 추정할 수 없었다. 병용요법군에 포함된 환자 절반 이상이 중앙 추적 관찰 시점인 37.8개월까지 생존했기 때문이다. 36개월에서의 생존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60%, 타그리소가 51%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이 타그리소 단독 투여보다 최소 12개월 이상 늘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임상 결과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새로운 표준치료요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현재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선호(Preferred)’ 요법으로 등재돼 있으며,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권고(Recommended)’ 단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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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결과는 26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ELCC에서 공개된다. 학회 첫날 제임스 치신 양(James Chih-Hsin Yang) 국립대만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발표한다.
지난해 8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렉라자는 이후 유럽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 연이어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영국 의약품 및 의료제품규제청(MHRA)는 이달 6일(현지시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렉라자 병용요법을 승인했고, 11일 캐나다 보건부도 같은 적응증으로 허가했다.
최근 일본에서도 승인 권고를 받았으며 중국에서도 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연내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한양행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는 국가는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4개국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영국과 캐나다 승인으로는 마일스톤을 받을 수 없지만, 이후 실적에 따라 경상 기술료(로열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은 렉라자로 인해 유한양행의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렉라자는 올해 유럽과 일본 등 기타 국가로 처방이 확대될 예정”이라며 “2032년 글로벌 매출은 47억 달러(6조8981억 원)에 달하고 2030년까지 미국 시장 점유율은 최대 5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