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미 1단계 보복관세 연기…“미국과 협상 일부 진전”

입력 2025-03-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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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보복관세 대신 4월 동시부과 방침
“미국과 논의로 제한적인 진전 이뤄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 1단계 발동 시기를 애초 4월 1일에서 4월 중순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산하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을 지켜보겠다”면서 “4월 중순까지 (미국 측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즉각 보복관세 조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관세 부과를 내달 1일과 13일 두 단계에 걸쳐 진행하려 했으나 단계를 나누지 않고 일단 4월 중순에 1~2단계 관세를 모두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행정부와의 합의점 도출을 위해 시간적 여유를 두려는 것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1·2단계 조치 대상 품목 목록을 회원국들과 한꺼번에 논의할 수 있고, 미국 파트너들과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미국과의 협상에서 제한적이지만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EU가 보복관세 부과일을 연기하면서 EU의 관세 부과 미국산 품목에 대한 일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12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발효되자 내달 1일과 13일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 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1단계 조치로는 상징적 미국산 상품인 버번 위스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80억 유로 상당의 품목에 최고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2단계에서 총 180억 유로 규모의 미 공화당 텃밭 상품을 겨냥하겠다면서 회원국 협의를 거쳐 이달 26일까지 대상 품목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했었다.

EU의 보복관세 방침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단계 조치에 포함된 위스키 관세를 비판하며 와인을 비롯한 모든 EU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반격했다.

집행위가 1단계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두고 돌연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일부 회원국과 관련 업계에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앞서 지난 16일 “집행위가 1단계 조치 대상 품목에 위스키를 포함한 것이 아주 오래된 (관세) 목록이 제대로 된 확인 없이 다시 활용됐다”며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18일 EU 회원국들에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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